단편

백은의 꿈이 끝난 감청의 새벽

<span class="sv_member">에메트</span>
에메트 @acidcatsle
2026-02-21 01:30

웃는 두 사람을 보는 순간마다 마도사는 깨달았다. 두 사람의 길과 자신의 길이 얼마나 다른지를. 자신의 길에는 두 사람이 사랑하고 당연히 생각하는 평화가 없다. 일상 또한 없다. 그 사실을 증명하는 일들을 두 눈으로 보았으면서도 예전의 호칭을 거부하지 않는 황자의 무름은 파국을 가져오겠지. 그런 무름으로는 아무 것도 바꿀 수 없다. 바꾸기 위해 망령이 되어 수많은 것을 희생시키고 자신을 짝사랑하던 여성을 이용한 마도사는, 아무 것도 바꿀 수 없는 황자를 죽이기로 마음먹었다.

독을 먹였지만 더 확실한 방법을 아는 마도사는 두 손으로 황자의 목을 움켜쥐었다. 이제 조르면 된다. 아주 간단한 일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떨리지 않았던 손이 목을 움켜쥔 그 순간, 떨렸다.


-정말로 내 뒤를 이을 생각이니, 아가?


처음으로 망령이라는 이름을 사용한 그녀의 말이 머릿속을 스쳤다. 질문을 들은 자신이 했던 대답도, 처음으로 잡은 그녀의 손도 기억한 마도사가 떨리는 손에 힘을 넣어봤지만 마도사는 끝내 황자의 목을 조르지 못 했다. 방금 전까지 가졌던 여유를 완전히 잃어버린 마도사가 가라앉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다 왔어. 다 왔는데 이렇게…”


사실은, 그린 적이 있었다. 당신과 그 사람이 자신의 곁에 있는 희망으로 가득한 미래를. 그 사람은 분명 당신을 선택하고 사랑하겠지만 품었던 마음 정도는 전할 수 있었던 그 평온하고 시시한 미래에서는 모두가 웃고 있었다.


하지만 마도사가 선택한 미래는 이것이었다. 많은 변화를 위해 모두가 아파하며, 자신의 곁에는 아무도 없는. 스스로 선택한 미래였음에도 흔들려버린 마도사는 황자의 목을 움켜쥐려던 손을 떼어냈다. 사실 반지 안에는 황자를 더 빠르게 죽일 수 있는 강력한 독이 있었다. 하지만 마도사는 그 독이 아니라 황자에게 평온한 죽음을 선물할 수 있는 해독이 가능한 독을 선택했다. 강력한 독을 선택하지 않았음에도 깨닫지 못 했다. 미래를 그렸던 이 강하지 못한 마음이, 결국 자신의 발목을 잡아버렸다는 사실을. 밀려오는 후회 속에서 마도사는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관계가 된 소중한 친우의 손을 잡았다.


“살아요. 그녀에게 인사하는 사람은 내가 아니라 당신이니까. 반드시 살아서,”


나라는 망령을 죽이고 가장 높은 자리에서 아름답게 빛나도록 해요.

다음에는 지금처럼 감정을 담아 부를 수 없을 애칭을 삼키고, 잡은 황자의 손등에 입을 맞춘 마도사는 게이트를 연 뒤, 자신을 잡아먹을 듯이 어두운 게이트로 걸음을 옮겼다. 게이트를 나와 모든 것이 시작된 그 폐허에 도착한 마도사를 고요한 새벽이 반겼다.


돌아갈 수 없는 길을 선택한 그를 축복하듯이.


*
후편. '다른 길은 없었으므로'가 전편입니다.
나온 자캐들 이름은 생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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