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대했던 영화였고 놀란 감독이 만든 영화를 재미있게 보는 편(인셉션, 다크나이트 트릴로지, 인터스텔라, 오펜하이머)이라 편한 마음으로 갔고 예상대로였다. 비록 영화관 잘못 알았다는걸 10분 전에 알았다는 변수가 있었지만. 두 영화관이 가까이 있어서 다행이야...
2.다크나이트 트릴로지 때도 느꼈는데 놀란 감독은 이야기를 현실적으로 해석하는 걸 좋아함.
이번 오디세이도 그랬다. 신들이 등장하는데 굉장히 현실적인 영화였음.
3.헬레네로 인해 트로이 전쟁이 일어났다! 는 포장이고 실제로 헬레네는 명분이라는 걸 영화에서 제대로 말해줘서 좋았음.
4.제우스의 법(낯선 이에게 음식과 잠자리를 제공하고 서로를 존중해야 한다.)이 자주 언급됨.
초반부에 구혼자들이 이 법으로 오디세우스 재산을 알뜰히 털어먹는 모습을 집중하는데, 이게 후반부에는 오디세우스의 죄로 나옴. 트로이의 목마를 사용해서 제우스의 법을 어기고 파괴한 자. 구혼자들과 오디세우스의 차이는 오디세우스는 그걸 죄라고 여기고 구혼자들은 죄라고 여기지 않는 정도? 그래서 구혼자들이 죽는다고 생각하긴 해. 특히 안티노오스...
5.아르고스... 우리 귀여운 아르고스 그래도 주인님 왔을때 죽었어. 엉엉.
6.오디세우스가 없는 이타카를 지킨 건 페넬로페란 느낌. 그래서 자기가 왕이 되겠다는 텔레마코스한테 한 마디 할때 텔레마코스 등짝 때려도 된다는 생각까지 했음.
7.신화적인 요소들은 등장하는데 그게 신화적인 요소라기보다는 집에 가는 길을 방해하는 장애물? 같단 느낌이 강했음. 근데 그 장애물이 인간은 넘기 힘든 어마어마한 것이기 때문에 부하들이 우르르 죽어나가고 오디세우스만 살아남는...ㅠㅠ
부하들도 노력했지만 부하들은 한계를 못 넘었음. 오디세우스는 결말에서도 그걸 전부 자신의 죄라고 생각하는 거 같아서 좀 짠했다. 해안에서 묻히지 못한 병사들이 우르르 몰려오는 순간, 오디세우스는 죄가 자신을 죽이러 온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배에 올랐지만 기다리는 사람이 없었다면 배에 안 올랐을 느낌.
8.헬레네와 헬레네의 쌍둥이 자매인 클리타임네스트라가 같은 배우인 루피타 뇽오인데 헬레네에게서는 전쟁의 명분으로 쓰인 여성의 상처(그래서 텔레마코스가 떠날때 자신 때문에 고통받게 된 페넬로페를 위로함. 이 장면 좋았다.)가 느껴졌고 클리타임네스트라에게서는 전쟁 때문에 가족을 잃어버리게 된 여성의 분노가 느껴짐. 죽이기 위해 칼을 갈고 있었으면서도 웃으며 아가멤논을 맞이한 클리타임네스트라 대단. 메넬라오스도 동생이랑 같은 결말을 맞았어야 했는데. 그렇게 안 되어서 아쉽다.
9.키르케 좋았다. 돼지로 만들어버리는 부분 진짜 최고. 잔인하기도 했는데 너무나도 신화 같고 마녀 같아서 좋았음.
10.아테나도 좋았고 칼립소도 좋았다. 아테나는 오디세우스의 꺼지지 않는 등불 같은 느낌이었고 칼립소는 계속 곁에 두고 싶은데도 이별하는 게 좋았음. 둘 다 방황하는 인간에게 길을 알려주는 인외들이란 느낌이었음. 칼립소는 애정도 있었지만. 배우가 샤를리즈 테론이라 그런지 처음엔 광고(!) 느낌이 있었는데 나중에는 광고 느낌이 없이 작품에 어우러짐. 아테나는 오디세우스 손 잡는 부분의 표정 연기가 너무 좋았음.
11.텔레마코스... 어리지만 성장했다. 열심히 성장했다. 아버지를 모르는데도 아버지를 그리워 하는 게 느껴짐. 영화의 그리움 담당 중 한 명이지만 너 진짜 페넬로페한테 너무했어. 너무했어.
에우마이오스.. 이타카에 남은 가신들 중 제일 많이 고생해서 안타까웠지만 오디세우스 돌아와서 제일 먼저 만난 게 에우마이오스라 좋았음.
12.오디세우스는 모든 기억을 되찾고 고향에 온 후에도 고향에 완전히 돌아간 건 아니라는 느낌이었는데 페넬로페와 대화하면서 자신의 죄를 고백하는 그 순간, 이런 자신이 돌아와도 되냐고 물어보는 느낌이었음.
13.결말이 진짜진짜 좋았다. 텔레마코스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페넬로페랑 떠나는 오디세우스. 이제 둘이 어디에서든 행복하게 살았으면.
14.오디세우스가 페넬로페한테 핀 돌려주는 장면이 최애장면이었음. 어린 텔레마코스 옆에서 긴 이별을 앞두고 이런저런 대화를 하며 준 핀이 긴 시간이 흘러 페넬로페한테 돌아오는 게 진짜진짜 좋았어. 시간이 많이많이 흘렀지만 페넬로페는 오디세우스가 돌아올 거라고 믿고 계속 기다렸고 오디세우스는 그 기다림에 대답하듯 돌아왔으니까.
15.차애장면... 구혼자들을 때려잡는 집주인 오디세우스. 드디어 돌아왔구나. 란 생각을 함.
16.오디세우스가 돌아와서 모두가 행복해져서 다행임. 특히 페넬로페, 텔레마코스, 에우마이오스랑 아르고스...! 아르고스 비록 멍멍이별로 떠났지만 넌 최고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