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성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곳

<span class="sv_member">에메트</span>
에메트 @acidcatsle
2026-02-07 16:18

잠깐만 눈을 감았다가 뜰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던 모양이다세상이 깜깜했다낮잠을 이렇게까지 오래 자본 적은 없었는데생각을 마치고 느릿하게 움직이기 시작한 카멜리아의 호박색 눈동자가 옆에 누워있는 다니엘의 모습을 담았다풀과 닿지 않게 하려는 것처럼 카멜리아의 머리에 닿아있는 다니엘의 팔 덕분에 두 뱀파이어의 거리는 굉장히 가까웠다또 끌어안고 잤을까자신이 가끔 두 팔로 다니엘을 끌어안고 잠이 든다는 것을 기억한 카멜리아의 얼굴이 붉게 물들었을 때차가운 손이 카멜리아의 뺨에 닿았다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다니엘의 손이었다그 손을 반기듯 웃은 카멜리아가 다정한 목소리로 물었다.

 

잘 잤어요?”

클라이드는 어떻지?”

이렇게 오래 잘 거라는 생각을 못할 정도로 잘 잤어요밤이 약간 걱정되네요.”

약간?”

다니가 있어서 많이 걱정하지는 않아요.”

 

픽 웃으며 먼저 일어난 다니엘은 카멜리아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다니엘을 올려다보던 카멜리아는 언제나 자신을 지탱해주는 내밀어진 손을 잡았다카멜리아가 몸을 일으킨 후에도 카멜리아의 손을 잡은 다니엘의 손은 단단하고 컸다소설에서 묘사되는 안심이 되는 손이 현실에도 있다면 이런 손이 아닐까누군가는 부정할지도 모르겠지만 카멜리아에게는 그랬다풀들을 털어야 해서 잡은 손을 놓은 카멜리아는 아쉬움이 묻어나는 얼굴로 자신과 다니엘의 옷과 몸에 묻은 풀들을 털었다.

 

다 됐어요돌아갈까요?”

에스코트가 필요할 것 같군요.”

 

손을레이디 테슬라.

조명을 받으며 연극의 무대에 오른 배우가 생각나는 존대를 사용한 다니엘을 보며 웃음을 터뜨리면서도 카멜리아는 다니엘의 에스코트를 거절하지 않았다화려한 연회에 참가할 때보다 더 들뜨고 설렌 기분으로 저택에 도착한 카멜리아는 따뜻한 물에 깨끗하게 씻고 옷을 갈아입은 뒤방에 도착했다질서는 없었지만 방에는 카멜리아를 다치게 하거나 위협하는 물건은 하나도 없었다먼저 씻고 도착한 다니엘은 카멜리아를 보다 녹을 것처럼 다정한 목소리로 카멜리아를 불렀다카멜리아그 목소리에 걸린 마법을 거부할 방법을 모르는 카멜리아는 다니엘의 무릎에 앉았다.

 

처음 이 무릎에 앉았던 날이 생각났다잔뜩 긴장한 얼굴로 얼굴까지 새빨갛게 물들인 카멜리아를 다니엘은 꽤 놀렸다너무하다는 말로 시작된 대화가 끝날 무렵에는 모든 것이 평소와 같았다전부 다니엘 덕분이었다그가 자신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자신을 놀렸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밤이네요.”

모두 잠이 들어서 조용한 시간이지.”

다니도 자러갈 건가요?”

네가 잔다면.”

지금은 자고 싶지 않으니까 대화를 해요.”

어떤 대화를 나누고 싶지말해봐클라이드.”

주제는 정하지 않아도 좋아요다니의 목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좋으니까다니가 낮잠을 자면서 어떤 꿈을 꿨는지를 물어볼까요?”

꿈을 꼭 자면서 꾸라는 법은 없지.”

 

자지 않고도 꿀 수 있는 꿈이라니그런 꿈이 있다는 것조차 몰랐던 카멜리아가 눈을 깜박이는 모습을 바라보던 다니엘은 카멜리아의 손을 자신의 입술 근처로 끌어와 숙녀의 손이라고 말하기에는 힘든 거친 손등에 입을 맞췄다입술의 감촉이 자신의 피부와 닿은 시간은 분명 짧았으나 카멜리아에게는 짧게 느껴지지 않았다짧은 시간도 길게 느껴지게 하는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신사의 품에 몸을 기댄 카멜리아는 이번에는 손바닥에 떨어진 입맞춤에 간지러움을 참지 못 하고 웃다가 입술을 움직였다.

 

다니가 이름을 불러줄 때나 키스해줄 때디저트라도 된 것처럼 달콤한 기분에 휩싸여요.”

그건 곤란하지.”

왜 곤란해요?”

왜일까.”

다니가 먼저 말했잖아요.”

 

얼굴에 심술쟁이라고 쓰인 게 보여클라이드라고 대답한 다니엘은 뾰로통한 표정을 한 카멜리아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었다입술의 온기와 숨결이 피부에 선명한 흔적을 남긴 후에도 떨어지지 않던 다니엘의 얼굴은카멜리아의 뾰로통한 표정이 다니엘이 선물한 열기의 여운으로 바뀐 후에야 떨어졌다.

 

다니한테는 화내지 못할 거 같아요.”

과분한 칭찬이군.”

여전히 심술쟁이라고 쓰여 있어요?”

아니.”

그럼 뭐라고 쓰여 있어요?”

 

모르겠군나는 멀린이 아니거든이라고 대답한 다니엘은 무릎에 앉은 카멜리아를 공주님처럼 안아들었다갑작스런 상황에 당황했지만 공주님처럼 안아든 사람이 다니엘이었기에 카멜리아는 내려달라는 말도 하지 않았고비명을 지르지도 않았다목적지인 침대에 도착해 카멜리아를 내려놓은 다니엘은 자신을 바라보는 카멜리아의 뺨을 쓸었다.

 

왜 침대로 왔어요?”

이유가 필요한가.”

 

카멜리아는 고개를 저었다이유는 필요하지 않지만 궁금해서요알려 줄래요다니라고 묻고 기다리는 카멜리아의 옆에 누운 다니엘은 대답 대신 카멜리아의 머리카락을 어루만졌다거리가 무릎에 앉아있던 아까 전보다 가깝다품에 얼굴을 묻을 수도 없어서 자신이 어떤 표정을 짓는지다니엘이 어떤 표정을 짓는지를 자세히 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카멜리아의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

 

널 부끄럽게 만드는 일은 하지 않은 것 같은데.”

맞아요하지 않았어요.”

 

다니는 날 기쁘게 했답니다키스해줄래요다니?

키스의 요구를 흔쾌히 승낙한 다니엘의 얼굴이 카멜리아의 얼굴을 덮었다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서 입술을 겹치며 혀를 얽고 서로에 대한 욕망을 드러내는 시간은어느 때보다 사랑스럽고 어느 때보다 벅찼다.

 

 

*

다니카멜 1800일 축하합니다감사합니다사랑합니다~!

눈 깜짝할 사이에 1800다니카멜이 1800일이라니.(두근전에 티아가 골라준 오피셜 다니카멜을 써왔어쓴 연성을 퇴고하면서 슥 훑어보니 둘이 그냥 달달하게 노는 게 보고 싶었던 모양이다.<<

1800일이란 긴 시간 함께 해줘서 고맙고 앞으로도 잘 부탁해티아랑 울 다니 내가 많이 좋아해사랑해!^더위 조심하고 건강한 하루 보내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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