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성

설렘을 당신에게

<span class="sv_member">에메트</span>
에메트 @acidcatsle
2026-02-07 17:02

입원한 클레어에게 줄 꽃을 구매하기 위해 가보기는 했지만 그리젤다 페러그린이 가장 거리감을 느끼는 가게는 꽃집이었다거리를 지나다가 보면 눈길을 한번 주기는 해도 용건이 없으면 들어가지 않는 가게이기 때문이리라세상이 발전한 최근에는 꽃집에 들어가는 것보다 손바닥과 비슷한 크기지만 손바닥보다 더욱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는 스마트폰 하나로 언제라도 꽃을 살 수 있었다꽃의 향기나 꽃의 형태를 확인하지 못 한다는 문제가 있지만 인터넷으로 어떠한 물건을 판매하는 행위에서 한 실수가 가져오는 결과를 모르는 판매자는 없었다.

 

풍족한 환경에서 태어난 덕분에 필요한 물건을 손에 넣지 못한 경험이 드문 그리젤다는 열쇠에 달린 열쇠고리를 보았다클레어의 열쇠에도 이 열쇠고리와 똑같은 디자인의 열쇠고리가 달려있었다처음으로 맞춘 커플 아이템은 언제 어디서나 클레어를 생각하게 하는 마법의 물건이었다클레어 역시 생각해줄까투명한 크리스탈로 만들어져서 햇빛을 받으면 썬캐쳐의 역할도 하는 열쇠고리를 바라보던 그리젤다는 곰 모양 열쇠고리의 작은 손에 들린 꽃을 갈색 눈에 담았다.

 

꽃이랑 클레어…

 

입원했던 클레어를 위해 샀던 꽃들이 생각났다그때보다 더욱 건강해진 지금의 모습으로 꽃을 선물로 받고 수줍게 웃는 클레어의 모습을 보고 싶다는 욕심이 꽃가게로 갈 생각이 없었던 그리젤다의 등을 떠밀었다가장 거리감을 느끼는 가게였지만 자연스럽게 꽃가게로 들어간 그리젤다는 어서 오세요라고 인사하는 직원에게 마주 인사하며 갈색 눈동자를 움직였다직원에게 도움을 받으면 꽃을 더욱 쉽게 고를 수 있겠지만누군가의 도움을 받아 쉽게 고르는 꽃에는 의미가 없었다.

 

장미백합그리고 이름 모를 가을꽃들 사이에서 그리젤다의 시선을 빼앗은 것은 화분이었다아무 것도 피어나지 않은 작은 화분이 화분에서는 어떤 꽃이 피는지 묻자 직원은 칼랑코에라고 대답했다스마트폰을 꺼낸 그리젤다는 직원이 알려준 칼랑코에라는 꽃의 이름을 포털 사이트에 적고 검색 버튼을 눌렀다색도꽃의 모양도 귀여운 칼랑코에의 꽃말 중 하나가 그리젤다의 눈에 박혔다.

 

설렘꽃다발보다 마음에 드는 꽃을 발견한 그리젤다는 직원이 포장한 화분을 들고 클레어의 아파트로 향했다설렘이라는 꽃말만큼이나 두근거리는 마음 때문인지 평소보다 빠르게 아파트에 도착한 그리젤다는 혹시하는 마음으로 벨을 눌렀다곧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고 아파트의 주인클레어가 모습을 드러냈다.

 

리제어서 와요일찍 왔네요.”

클레어가 있었으면 좋겠다란 마음으로 벨을 눌렀는데 있었네기뻐요.”

없었으면요?”

 

클레어의 질문에 그리젤다는 잠시 생각하다가 아쉬움은 있었겠지만 돌아온 클레어에게 제일 먼저 인사할 수 있으니 기쁨만 남았을 거야라고 대답한 뒤클레어의 뺨에 입을 맞췄다둘만의 보금자리에서 나누는 입맞춤에 클레어의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커피를 타올게요라고 말하고 자리를 뜨려는 클레어를 뒤에서라도 끌어안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지금 그리젤다의 손에는 클레어를 끌어안을 수 없게 방해하는 화분이 들려있었다선물을 나중에 주겠다는 생각을 철회한 그리젤다가 입술을 움직였다.

 

클레어화분 놓을 자리 있어요?”

화분이요?”

 

커피를 타기 위해 부엌으로 가려던 몸을 돌린 클레어는 그리젤다의 앞으로 돌아왔다돌아온 클레어에게 꽃가게에서 구매한 화분을 내민 그리젤다는 자신을 바라보는 클레어를 보며 환하게 웃었다.

 

클레어에게 꽃을 선물하고 싶어서 꽃가게에 갔는데 꽃다발이 아니라 화분이 눈에 밟혔어하지만 꽃다발이 받고 싶다면 다음에는…

리제가 준 선물은 어떤 물건이든 다 소중해요.”

 

고마워요리제.

그리젤다가 머릿속으로 상상했던 웃음보다 훨씬 아름다운 웃음이 클레어의 얼굴에 번졌다친구들이 가끔 사용하던 깜박이 켜고 들어오세요라는 말을 겨우 삼킨 그리젤다는제게서 받은 화분의 포장을 조심스럽게 풀어내는 클레어를 바로 옆에서 가만히 지켜보았다포장을 푼 클레어가 그리젤다와 눈을 맞췄다화분에 대한 설명을 하지 않았음을 깨달은 그리젤다가 꽃이 피어나지 않은 칼랑코에를 손으로 가볍게 건드리며 말했다.

 

칼랑코에래요분홍색주황색노란색 꽃 중 하나가 필 거야어느 색이든 예쁘게 펴서 클레어를 기쁘게 해줬으면 좋겠어요.”

괜찮으면 이 화분을 같이 키우지 않을래요리제?”

 

같이 키우자니화분을 선물하면서 생각해보지 않았던 제안을 받은 그리젤다는 갈색 눈에 클레어의 앞에 있는 화분을 담았다클레어의 작은 손이 닿아있는 저 화분을 둘이서 키운다니생각한 적 없는 현실이었다지금까지 그리젤다의 주변에 존재하는 화분이란 자신이 직접 키우는 것이 아닌 집에 고용한 사람이 직접 키우는 인테리어 가구에 불과한 물건이었다그런 자신이 식물을 잘 키울 수 있을까.

 

솔직히 말하면 나는 식물을 키워본 적 없어클레어보다 식물에 대해 더 무지할 텐데이런 사람이 키우면 무시무시한 일이 벌어지는 거 아닐까?”

같이 공부해서 키우면무시무시한 일은 벌어지지 않을 거예요.”

무시무시한 일이 일어나도 감당할 수 있어요?”

리제가 옆에 있어준다면 가능할 거예요.”

 

많은 용기가 나거든요.

나도 그래요라고 말한 그리젤다는 클레어를 끌어안았다품에 안긴 클레어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두 팔로 그리젤다의 몸을 끌어안았다리제. 이름을 부른 클레어가 입에 올린 말은 심장의 고동을 빠르게 변하는 마법을 부리는 말이었다좋아해요. 애정이 가득히 녹아있는 그 말에 돌려줄 수 있는 말 역시 좋아한다는 말임을 그리젤다는 잘 알고 있었다.

 

나도 좋아해.”

얼마나… 좋아해요?”

 

연상의 연인이 던지는 질문에 얼마나 많은 용기가 녹아있는지 아는 그리젤다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품에 안은 클레어와 함께 소파로 이동했다소파에 클레어를 앉힌 그리젤다는 소파에 앉아서 자신을 바라보는 클레어를 보며 예쁘게 웃었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아하죠확인해볼래?”

 

예쁘게 웃은 그리젤다는 용기를 냈음에도 붉게 물들기 시작한 클레어의 얼굴을 기억에 새기려는 것처럼 바라보다 클레어의 손을 잡았다손가락 하나하나에 입 맞추는 소리가 거실에 울렸다달아오르기 시작한 공기 속에서 옷깃이 잡혔다꾸욱.

 

키스해줘요.”

 

그리젤다는 빠른 행동으로 화답했다옷깃을 잡은 손의 떨림이 꽃의 향기처럼 달콤한 오후달아오른 공기가 더욱 뜨거워질 것임을 예감한 어린 연인은 맞닿은 입과 입으로 서로를 원했다.

 

간절하게.

 

 

*

리제클레어 700일 감사합니다사랑합니다축하합니다~

그렇습니다리제클레어 700일이 된 것입니다!^3^ 이번에는 쏘님이 전에 써주신 리제클레어 병원 첫 데이트랑 연결되는 부분이 있게 쓰려고 했는데 잘 연결되었는지 모르겠네요부디.. 잘 연결됐길 바랍니다.(mm )
700일이란 긴 시간을 저랑 리제랑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쏘님이랑 클레어 제가 많이 좋아해요사랑해요!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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