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성

겨울

<span class="sv_member">에메트</span>
에메트 @acidcatsle
2026-02-07 17:04

일기예보의 기상 캐스터의 말대로 12월의 첫 번째 금요일인 오늘첫 눈이 내렸다눈이 밤의 색으로 물든 거리를 새하얗게 물들이는 모습을 지켜보며 해린은 짐을 챙겼다평소라면 놀아달라는 것처럼 몸을 부빌 크림의 온기가 느껴지지 않았다함께 키우는 고양이크림은 여행의 날짜를 12월 5일로 결정한 날두 사람의 지인에게 맡겨진 상태였다크림의 부재 때문에 이번 여행이 단 둘이 가는 여행이라는 사실이 더욱 크게 다가온다고 생각하던 해린은 손을 멈추고 테리어드와 자신의 짐을 담을 캐리어를 보았다심플하고 튼튼한 단색의 캐리어는 함께 소파에 앉아 홈쇼핑을 보다 구매한 물건이었다.

 

-여행 갈까요?

 

무리하지 말라는 배려와 가고 싶다는 욕망이 충돌했다고민에 빠진 해린이 금방 답을 내지 못 하고 입을 다물자 테리어드는 답을 얼른 달라고 요구하지 않고 언제나처럼 기다렸다. 12월 13달력에 표시하지는 않았지만 12월이 되면 떠오르는 날짜를 생각한 해린은 솔직하게 대답했다가요주문한 두 대의 캐리어는 테리어드의 새로운 앨범이 발매된 날두 사람이 함께 사는 집으로 도착했다.

 

여행지는 해린이 테리어드의 새로운 앨범에 수록된 노래들을 듣지 않아도 부를 수 있게 되었을 때정해졌다자동차를 타고 두 시간을 달리면 도착할 수 있는 호텔이었다바다가 잘 보이는 오션뷰 호텔이라는 점과호텔의 자랑으로 내세운 와인이 호평을 받는다는 점이 테리어드와 해린의 선택을 받았다.

 

와인 잘 마십니까?”

내가 취하는 걸 본 적 있나요?”

없죠.”

 

해린은 테리어드를 경호했던 과거를 떠올리며 고개를 저었다상대가 나쁜 마음을 품고 건넸던 독한 술도 테리어드는 아무렇지 않게 마셨다좋은 술이지만 자신의 취향이 아니라고 말하며 몸을 돌려 걸어가던 테리어드의 행동이 해린이 테리어드를 궁금하게 생각한 계기였다누군가를 궁금하게 생각하고 더 알고 싶다고 생각하는 마음이 사랑이 되기까지는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마음을 고백하고 같이 살게 된지 2년이 넘었다이전처럼 테리어드의 경호를 할 수 없다는 점은 아쉬웠으나같이 살면서 알아가는 테리어드의 다양한 모습은 언제나 해린을 매혹시켰다.

 

좋아한다고 말하는 어떤 것도 테리어드처럼 자신을 매혹시키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며 적어둔 메모를 확인하던 해린의 옆으로 테리어드가 다가왔다다가온 테리어드가 내민 것은 캔맥주였다차가운 캔맥주를 받아든 해린은 테리어드와 함께 소파로 자리를 옮겼다나란히 앉아서 캔맥주를 딴 두 사람은 가벼운 건배를 나눈 뒤캔맥주로 목을 축였다.

 

이 집에서 같이 살게 된 날도 캔맥주를 마셨죠.”

“2년이 흘러 많은 것이 변했죠당신은 좀 더 여유로워지고 솔직해졌어요해린.”

테리어드 덕분이겠죠그리고 동거 첫 날부터 나는 복장이 다소 풀어진 당신과 함께 하루를 보낸다는 어마어마한 일을 겪었지 않습니까.”

내가 그렇게 어마어마한 일을 했는지는 몰랐군요.”

 

픽 웃으며 테이블에 캔맥주를 내려놓은 테리어드가 물었다지금도 테리어드의 복장은 무대 위에 서는 그녀와 일을 하는 그녀를 아는 사람이라면 눈을 크게 뜰 정도로 풀어져있었다해린은 고개를 한 번 끄덕인 뒤손에 든 캔맥주를 테리어드의 캔맥주 옆에 내려놓았다어쩐지 취했을 때와 비슷한 기분이 들었다하지만 캔맥주의 알코올에 취할 정도로 술에 약하지 않으니 해린을 취하게 한 것은 술이 아니었다테리어드분위기보다 더 자신을 취하게 만들 수 있는 연인의 어깨에 기댄 해린은 그녀의 손을 잡았다테리어드의 키만큼 길고 큰 손이 해린의 손과 얽혔다.

 

어마어마하게 느껴진 이유는 사랑이죠솔직히 이 풀어진 모습이 당신의 일상이자 일부분임을 아는 지금도 눈을 못 떼어낼 때가 많아요.”

카메라가 없어서 아쉽네요해린.”

지금 카메라가 왜 필요합니까?”

여행에서 남는 건 사진이라는 말을 최근에 들어서요.”

 

테리어드가 지금 자신이 지은 표정을 찍기 위해 카메라를 원했다는 사실을 알아챈 해린은 눈만을 움직여 테리어드를 보았다푸른 장미를 생각나게 하는 테리어드의 눈이 해린을 담았다예쁜 눈이 방금 전까지 피어오르던 불만을 없앤다이해린에게 이런 마법을 부릴 수 있는 사람은 바로 옆에 있는 단 한 사람뿐이었다테리어드이해린이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는 연인.

 

카메라를 사자는 의견에는 찬성합니다하지만 방금 지은 표정은 당신의 눈과 기억에만 담아둬요테리어드.”

다른 사람에게는 보여주기 싫은가요?”

그래요.”

 

순순히 긍정한 해린이 테리어드의 귀에 속삭였다이렇게까지 자신을 취하게 만든 답례를 받기 위해서 건넨 제안을 긍정한 테리어드는 어깨에 기댔던 얼굴을 떼어내고 손등에 입을 맞추는 해린을 바라보다 입술을 움직였다이번 앨범에서 해린이 가장 사랑하는 노래가 거실을 울렸다해린이 테리어드가 흥얼거린 멜로디를 듣고 제목을 물었을 때테리어드는 그 노래의 제목을 아직 정하지 못 했다고 대답했다앨범이 발매되는 날이 다가올수록 커진 해린의 궁금증은 앨범이 발매된 날해결되었다.

 

작사와 작곡 모두를 직접 하는 싱어송라이터테리어드의 앨범에 담긴 노래 중 타이틀 곡과 함께 가장 멋진 곡이라는 호평을 들은 그 노래에 테리어드가 붙인 제목은 겨울이었다테리어드가 지금까지 부른 곡들 중가장 따뜻한 느낌이 드는 곡에 겨울이라는 제목을 붙인 이유를 테리어드는 어떤 인터뷰에서도 말하지 않았다노래가 끝났다해린은 어떤 인터뷰에서도 말하지 않은 이유를 물었다.

 

왜 겨울이에요?”

당신은 왜라고 생각하죠?”

겨울이 생각나서.”

 

굉장히 단순한 대답을 내어놓은 해린을 보던 테리어드가 입술을 움직였다맞아요그렇게 대답했는데 기자들은 믿지 않더라고요자신이 정답을 이야기 했다는 사실에 해린은 기쁨을 담아 웃었다노래처럼 이번 겨울이 테리어드에게 따뜻한 겨울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해린은 테리어드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첫 눈처럼 서로를 물들이는 입맞춤이었다.

 

 

*

티아해린 2100일 축하합니다감사합니다사랑합니다~

벌써 2100일이라니.0ㅠ 이번 2100일은 티아양 생일이 있는 겨울에 맞아서 더 기쁘고 좋은 거 같아요에유로 쓰긴 했지만요.

오늘까지는 날씨가 따뜻하겠지만 곧 추워지겠지요따뜻하고 건강한 겨울 보내시길 바라요유님! 2100일이라는 긴 시간을 함께 해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유님이랑 티아양 제가 많이 좋아해요사랑해요~!!^^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