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성

隱愛

<span class="sv_member">에메트</span>
에메트 @acidcatsle
2026-02-07 17:24

01.

 

빛이 방으로 스몄다눈을 건드리는 눈부심으로 아침을 느끼며 테미르디케는 눈을 떴다보라색 눈은 졸음을 몰아내기도 전에 나스카를 찾았다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던 나스카의 모습이 테미르디케의 눈에 담겼다나스애칭을 부르자 나스카가 테미르디케를 바라보았다.

 

일찍 일어났네예전에는 어디서든 자던 잠꾸러기 꼬마였었는데.”

그 예전이 무척 옛날이라는 사실을 잊지 마일찍 일어난 모양이네피곤하다면…

괜찮아.”

 

테미르디케의 제안을 거절한 나스카는 침대에서 내려와 바닥에 던져진 옷을 입었다나스카를 따라 침대에서 내려온 테미르디케는 나스카의 뺨에 입을 맞췄다가지 말고 곁에 있으라고 말하고 싶은 욕심이 고개를 들었으나 테미르디케는 그렇게 할 수 없었다나스카의 연인이 아닌 그에게는 그런 욕심을 드러낼 자격이 없었으니까뺨에 닿은 입술을 떼어낸 테미르디케를 바라보던 나스카가 방을 나갔다.

또 오겠다는 말은 없었지만 나스카는 안녕이란 말을 하지 않았다한번으로 끝나리라고 생각했던 나스카와의 내일이 다시 올 것을 예감하며테미르디케는 하루를 시작했다.

 

02.

 

뱃가죽이 등가죽이랑 붙겠다는 말을 하며 배고픔을 호소하던 나스카는 자신의 배고픔을 깨끗이 없애줄 빵과 스프를 먹다가 테미르디케를 보았다입 안에 들어간 빵을 삼킨 나스카가 입술을 움직였다.

 

오늘은 안경 썼네.”

어울려잘 생겼어그렇다면 마음껏 칭찬해도 돼환영할게.”

나무 꼭대기에 걸린 천은 손에 넣을 수 없어디케.”

꼭대기에 올라가는 것만이 천을 손에 넣는 방법은 아니지나무를 쓰러뜨리는 방법도 있어과격한 방법이라 쓰고 싶지는 않지만.”

아무 것도 안 남을 거야.”

 

점술가라서일까나스카가 하는 아무 것도 안 남을 거라는 말은 예언처럼 들렸다나스카가 빵과 스프를 전부 비울 동안입을 다물고 있던 테미르디케는 뱃가죽이 등가죽이랑 붙는 최악의 사태를 막은 나스카를 보며 말했다.

 

안 남아도 괜찮아.”

 

무언가 말을 하려던 것처럼 입술을 달싹였으나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한 나스카는 자신의 식사를 밖에 내어놓고 돌아온 테미르디케의 옷깃을 붙들었다입술과 입술이 만났다말할 수 없는 감정을 숨긴 입맞춤은 긴 새벽으로 이어졌다.

 

 

03.

 

평소보다 일찍 일을 마친 나스카는 테미르디케의 얼굴을 보자마자 시간이 있냐고 물었다할 일을 전부 마치고 나온 테미르디케가 있지라고 대답하자 나스카는 테미르디케의 손을 잡고 걸었다테미르디케는 목적지를 물어보지 않고 나스카를 따라갔다나스카는 모르겠지만 이 목적지가 지옥이라고 해도 테미르디케는 기꺼이 그녀를 따라갔으리라.

나스카가 테미르디케를 데려간 곳은 들판이었다들판에는 붉은 꽃이 피어있었다독성이 있어서 다가가지 않는 사람들이 많은 석산이었다테미르디케는 나스카를 바라보다 사람들의 손길이 닿지 않아서 더욱 아름답게 피어난 석산 옆에 누웠다나스카 역시 테미르디케 옆에 누웠다나스카의 온기가 테미르디케의 손에 닿았다.

 

왜 여기에 데려왔는지는 안 물어보네.”

귀하가 같이 가자는 곳이면 어디든 갈 생각이거든.”

내가 나쁜 사람이면 어쩌려고?”

여는 그렇게 약하지 않고귀하는 나쁜 사람이 아니잖아.”

좋은 사람도 아니야디케나는…

 

온기를 전하는 손이 떨렸다테미르디케는 떨리는 나스카의 손을 조심스럽게 쥐었다그녀의 떨림이 멈출 때까지 기다리던 테미르디케는 떨림이 멈추자 입술을 움직였다.

 

나스는 나스야.”

 

나스카는 언제나 나스카였다처음 만난 8살의 그 날에도다시 만난 19살의 그 날에도이 말도 안 되는 관계가 시작된 21살의 그 날에도테미르디케가 사랑하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나스카였다사랑스러운 마녀는 테미르디케의 손을 잡고 입술을 움직였다디케.

 

저 꽃마음에 들어?”

귀하가 여에게 보여준 꽃이니까오늘부터 저 꽃은 여가 제일 좋아하는 꽃이야.”

하루만에?”

그래그럴 수도 있지요즘 유행하는 소설 못 봤어만나자마자 결혼도 하던데?”

네가 그런 소설도 봐?”

볼 리가 없잖아하지만 귀하가 같이 보자면 볼게.”

 

테미르디케의 대답을 들은 나스카가 웃음을 터뜨렸다테미르디케는 웃는 나스카에게 제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생각했다입술을 움직여 마음을 전하려고 하자 많은 생각이 머릿속을 휘저으며 테미르디케를 붙들었다결국테미르디케는 고백을 참았다지금은 아니었다시간이 필요했다하지만,

 

완전히 참을 수 없는 것도 있었다이성적이면서 감정적인 마법사는 사랑스러운 마녀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싼 뒤입을 맞췄다오늘도 전하지 못한 사랑을 담은 입맞춤이 점차 격렬해졌다석산은 두 사람의 옆에서 서로를 사랑하지만 서로에 대한 마음을 고백하지 못 하는 두 사람을 지켜보고 있었다.

 

붉게 피어난 채로.



*
디케나스 100일 감사합니다~ 축하합니다~ 사랑합니다~
피안화랑 디케나스 이야기도, 서로에게 솔직하지 못한 두 사람도 풀어내려고 노력했더니 이 연성이 나왔다고 합니다. 수정할 부분 있으시면 언제든 이야기 해주세요. 예쁘고 멋진 나스 더 멋지게 쓰고 싶었는데.... 혹시 수정할 부분 있으시면 알려주시기 바라욧! S2
100일이란 시간을 함께 해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쏘님이랑 나스 제가 많이 좋아해요. 사랑해요.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바라요!^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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