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ide
그리젤다 페러그린이 가장 먼저 사랑하게 된 색은 푸른색이었다. 물의 색. 물속에 뛰어들어 푸른색에 자신을 가두면 머릿속에 번져가는 생각들을 지울 수 있었다.
오늘도 물속에 자신을 가둔 그리젤다를 현실로 끌어온 사람은 클레어였다. 리제. 그리젤다의 애칭을 부르는 그녀는 센티넬로 태어난 그리젤다의 가이드였다. 클레어가 한 번 더 자신을 부르기 전에 물 밖으로 빠져나온 그리젤다는 걱정스런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는 클레어가 건네주는 수건을 받았다. 커다란 수건으로 물을 대충 훔친 그리젤다가 클레어를 보았다. 걱정스러운 표정이 사랑스러운 연인의 얼굴에 번져있었다.
“걱정했어요?”
“능력을 써서 오래 잠수하면 리제에게 가는 부담이 커지잖아요.”
“알지만 어쩔 수 없었어.”
다른 가이드는 싫단 말이야.
정부는 등급이 높고 위험한 능력을 가진 센티넬의 가이드를 테스트라는 명목으로 바꿨다. 그 규칙을 따르자면 그리젤다의 가이드도 바뀌었어야 했다. 그리젤다가 자신을 한계까지 몰아붙이면서까지 클레어를 가이드로 고집하지 않았다면. 무식한 방법이었으나 다른 방법이 없었다. 많이 울어버린 그 날부터 그리젤다가 능력을 오래 사용하면 예민하게 반응하게 된 클레어를 그리젤다는 두 팔로 끌어안았다. 클레어의 몸이 그리젤다의 품 안에 들어왔다. 어색했던 예전과 다르게 포옹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클레어가 그리젤다의 가슴에 얼굴을 댔다. 가이딩을 위한 접촉이 아니라 가벼운 스킨십인데도 능력을 사용한 몸이 편해졌다.
“이제 걱정 안 시킬게요. 믿어줘요.”
“리제를 믿어요. 하지만 다음에 또 똑같은 상황이 오면….”
클레어의 두 팔이 물을 훔쳤지만 여전히 차가운 그리젤다의 몸을 끌어안았다. 차가운 체온이 자신의 체온을 식히는 것도 상관하지 않고 자신을 끌어안는 그녀를 만나지 않았다면, 그리젤다는 푸른색을, 세계를 사랑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리젤다가 푸른색과 세계를 사랑하게 만든 연인, 클레어가 입술을 움직였다.
“리제를 지켜줄게요.”
가장 원했던 말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의 입술로 흘러나왔다. 이 말을 누구에게도 들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그리젤다는 세상을 포기한 사람처럼 살았다. 오랫동안 그렇게 살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예상을 깨뜨리게 해준 사람이 눈앞에 있었다.
“나도 클레어를 지켜줄게.”
어떤 말로도 장식하지 않은 진심을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목소리로 속삭인 그리젤다는 클레어의 입술에 차가워진 자신의 입술을 맞댔다. 차가운 입술과 몸이 클레어가 가진 온기로 덥혀졌다. 그 온기를 전부 손에 넣고 싶다는 욕심이 마음을 건드리자 그리젤다는 입술을 떼어낸 뒤, 클레어에게 물었다. 클레어의 대답을 들은 그리젤다는 클레어의 손을 잡고 침실로 향했다.
문이 닫히고 이대로 영원히 취해버리고 싶은 행복한 열기가 침실을 데웠다.
*
리제클레어 1000일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축하합니다~
뭘 쓸까 고민하는데 갑자기 센티넬 리제랑 가이드 클레어가 생각나더라고요.
클레어를 위해서 리제가 어디까지 할 수 있을지도 궁금해서 생각을 해보다가 그만 클레어를 울리는 리제가 되고 말았습니다만, 이 AU의 리제가 원래의 리제보다 더 사회성이 부족하고 더 클레어가 간절해서일 거 같기도 해요. 클레어가 전부이기도 하고요.^ㅁ^!
1000일이란 긴 시간을 저랑 리제랑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리고 쏘님이랑 클레어 제가 많이 좋아해요. 사랑해요~!
항상 건강하시고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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