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성

즐거운 여행

<span class="sv_member">에메트</span>
에메트 @acidcatsle
2026-02-07 17:39

두 번째 죽음과 똑같은 죽음이었다추락이번에도 실패한 자신에게 어울리는 결말이라고 생각했음에도 그 사람을 생각하자 또 다시 시간이 되감겼다처음으로 시간이 되감겼던 그 날처럼 땀에 젖어서 눈을 뜬 카멜리아는 욕실로 들어가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은 뒤밖으로 나와 아침의 햇살을 듬뿍 머금은 거실로 향했다거실에 도착한 호박색 눈에 그 사람의 모습이 담겼다사랑하는 다니엘 로렌 윈체스터다니엘은 소파에 앉아서 신문을 보고 있었다평소와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자 두 번이나 시간을 되감았는데도 바꾸지 못한 결말이 생각났다이번에는 반복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며 카멜리아는 다니엘의 곁으로 다가갔다발소리를 들은 다니엘이 고개를 돌려 카멜리아를 보고 빙그레 웃었다.

 

평소보다 일찍 일어났네클라이드.”

잠꾸러기도 가끔은 일찍 일어나요다니오늘은 다니가 더 보고 싶기도 했고요.”

 

웃으며 가볍게 입을 맞춘 카멜리아의 팔을 잡은 다니엘은 카멜리아의 호박색 눈을 회색 눈으로 바라보며 물었다비었어빈 자리가 자신의 옆자리라고 분명하게 말하지 않는 것이 참 다니엘답다고 생각하며 카멜리아는 다니엘의 옆자리에 앉았다신문을 치워버린 다니엘의 팔이 카멜리아를 끌어안았다다니엘의 두 팔에 갇힌 채로 숨을 들이마시자 사랑하는 다니엘의 체향이 카멜리아의 폐부를 가득히 채웠다.

 

처음으로 시간이 되감겼을 때의 카멜리아는 제 눈물로 바다를 만들 정도로 울었다요즘 유행하는 빙의 소설물의 주인공처럼 멘탈이 강하지 못 해서 우는데 모든 힘을 쏟았던 그녀는자신을 달래준 다니엘에게 자신이 겪은 일들을 솔직히 말했고 다니엘은 소설 같은 카멜리아의 말을 믿어주었으나 운명은 바뀌지 않았다두 번째로 시간이 되감겼을 때의 카멜리아는 이전과 같은 실패를 하지 않기로 결심하고노트에 시간이 되감기기 전의 일들을 적었다기억하는 위험을 피하면 운명이 바뀔 거라는 생각에서였지만 결말은 마찬가지였다그리고 지금이 네 번째였다무엇을 어떻게 해야 운명을 바꾸고 당신과 함께 내일을 맞이할 수 있을까말할 수 없는 무거운 고민을 안은 카멜리아의 뺨을 다니엘의 손이 건드렸다갑작스러운 접촉에 눈을 동그랗게 뜬 카멜리아가 손으로 자신의 뺨을 건드린 다니엘을 호박색 눈에 담았다.

 

긴장하는 바람에 일찍 일어났다면 더 자도 되는데시간도기회도 많잖아클라이드.”

푹 잤어요그리고 더 자면 출발이 지연되잖아요.”

기대하고 있군.”

다니가 말하는 기대가 여행에 대한 기대라면 맞아요무척이나 기대하고 있어요다니랑 처음 가는 여행이잖아요.”

 

카멜리아는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웃으며 기대와 동시에 스미는 불안도 숨겼다여행은 2박 3그 여행 도중에 자신과 다니엘이 맞는 결말을 카멜리아 테슬라는 안다모든 진실을 말한 처음을 제외해도 지금까지 두 번이나 경험했다그럼에도,

 

즐거운 여행이 되었으면 좋겠어요나에게도다니에게도요.”

 

또 다시 이 말을 내뱉는 이유는 다니엘이 건 마법 때문일 것이다강하지 못한 카멜리아 테슬라를 네 번이나 시작하게 만든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연인이 거는 마법그런 마법을 걸 수 있는 소중한 사람의 결말을 이번에는 바꿀 수 있길 바라는 카멜리아의 귀에 다니엘의 숨결이 닿았다네 바람대로일 거야나긋한 목소리와 함께 목에 닿은 입술이 카멜리아를 열락의 바다로 빠뜨렸다.

 

*

 

여행지는 두 번이나 와본 그 마을이었다호텔에 짐을 풀고 관광지를 산책한 두 사람은 모든 일이 벌어진 그 장소에 도착했다여기서 벌어졌던 일들이 머릿속에 스쳤다오래 있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저도 모르게 걸음이 빨라졌을 때였다갑작스러운 현기증과 함께 몸이 비틀거렸다쓰러질 뻔한 카멜리아의 몸을 부축한 다니엘이 카멜리아를 불렀다입술이 움직이는 모습만이 보이고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이러다가 이번에도반사적으로 옷깃을 붙잡았으나 야속하게도 의식은 멀어졌다.

 

꿈의 여행에 취해서 길을 잃으면 곤란해클라이드.”

 

멀어진 카멜리아의 의식을 깨운 것은 다니엘의 나긋한 목소리였다현기증은 사라졌으나 무언가 이상했다이렇게 어두운 장소에 온 적은 없었는데어둠에 익숙해진 호박색 눈으로 상황을 확인한 카멜리아는 다니엘의 손과 자신의 손이 수갑으로 묶여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루트는 조금 어긋났지만 결론은 달라지지 않았다갑작스러운 상황일 텐데도 놀란 기색도 없이 상황을 담담히 받아들인 카멜리아를 지켜보던 다니엘이 말했다.

 

놀라지 않는군마치 이런 일이 벌어지리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 같아.”

내 대답을 듣고 싶어요?”

대답하고 싶지 않다면 그렇게 해대답은 네 자유니까.”

솔직하지 못한 나한테 차라리 화를 내요다니가 화내지 않고 배려해주면 나는…

 

다니엘은 말을 멈추고 흐느끼기 시작한 카멜리아를 가만히 바라보다말없이 카멜리아의 이마에 자신의 이마를 맞댔다이마를 통해 퍼지는 따뜻한 온기를 느낀 카멜리아는 흐느낌을 멈추고 진정한 뒤행동으로 서투른 위로의 마음을 전한 다니엘을 눈물에 젖어버린 호박색 눈에 담았다.

 

나는 실패자에요세 번이나 실패했어요.”

뭘 실패했는지는 말해주지 않는군요레이디 테슬라.”

내 자유라면서요.”

자유를 핑계로 삼은 심술도 보이는데내 착각인가?”

분명히 말해주지 않았던 다니를 향한 심술이 없다고 말하기는 힘드네요.”

클라이드가 심술쟁이였을 줄이야나중을 위해 잘 기억해야겠어.”

농담이니까 잘 기억하지 말아요이 일을 가지고 놀리지도 말고요세 번이나 실패했지만 나는…

 

다니랑 같이 아침을 보고 싶어요그래서 또 도전하러 왔어요.

벌써 세 번이나 시간을 되감았다이번에도 시간이 되감긴다는 보장은 없었다우선은 이곳을 나가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 카멜리아가 자신의 손목과 다니엘의 손목을 연결한 수갑을 이전에 그랬던 것처럼 풀어야 한다는 의견을 다니엘에게 전하려던 순간카멜리아는 입술을 멈췄다울기만 했던 처음을 제외한 두 번째 시도와 세 번째의 시도에서의 자신은 지금까지 계속 이 수갑을 풀었다만약 이 수갑을 풀지 않는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움직이기는 힘들겠지만 혹시― 라는 생각을 하며 카멜리아는 다니엘을 보았다.

 

다니에게 조금 엉뚱하게 들릴 수도 있는 제안을 하고 싶은데요.”

어떤 제안이지?”

 

수갑을 풀지 않고 움직일까요?

 

*

 

서로의 손을 수갑으로 연결한 상태로 움직이는 것은 불편한 일이었으나이상하게 시간을 되감았던 이전과 다르게 일이 꼬이지는 않았다이제 호텔이나 큰 길만 나오면하지만 헤매고 헤맨 끝에 도착한 곳은 카멜리아가 두 번이나 추락해서 시간을 되감았던 건물 옥상이었다들어오자마자 문은 잠갔지만 저 문은 곧 열리고 그렇게 되면―

 

두 번이나 경험했던 최악의 미래를 떠올리고 얼굴에 그늘이 진 카멜리아를 다니엘이 끌어안았다자신을 끌어안은 다니엘의 품에 얼굴을 기댄 채카멜리아가 중얼거렸다.

 

이상하게 다니의 품에 있으면 무슨 일이든 잘 풀릴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내 손에는 네잎클로버가 없어클라이드.”

네잎클로버가 없어도 괜찮아요다니가 곧 내 행운이니까그러니까요.”

 

내게포기하지 말라고 말해줄래요?

시간을 되감은 세 번을 포함해서 네 번이나 다니엘을 눈앞에서 잃었다이번에도 실패한다면 다섯 번이었다다섯 번이나 눈앞에서 다니엘을 잃고 견딜 자신은 없다고 시간을 되감는 순간에 생각했음에도또 다시 도전하기 위해 자신이 매달리고 의지할 단 하나의 말을 원하는 카멜리아의 귀를 다니엘의 나긋한 목소리가 두드렸다.

 

이번에는 실패하지 않을 거야카멜.”

정말로요?”

그래.”

 

내가 네 행운이라며행운을 믿지 않을 생각인가.

카멜리아는 문을 뜯는 소리를 들으며 입술을 움직였다믿어요누구보다 강하게 믿고 있어요나의 신사님곧 문이 열리고 예정된 결말이 찾아올 것이다하지만 이번에는 이전처럼 혼자가 아니었다설령 추락하더라도 다니엘과 함께라면 괜찮을 거라고 생각하며 고개를 든 카멜리아는 마침내 열린 문을 보았다그리고―

 

늦어서 죄송합니다괜찮으십니까?”

 

이전과 다른 결말을 알리는 소리를 들었다.

 

*

 

커튼으로 스미는 빛에 눈을 뜬 카멜리아는 옆을 보았다옆에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다니엘이 있었다다니나른한 목소리로 부르자 일이 끝나고 호텔에서 체크아웃 한 뒤집으로 돌아오자마자 모든 일이 끝났다는 사실에 안심하고 펑펑 울기 시작한 카멜리아를 안고 토닥이며 이름을 불러주고 키스해주며 달랬던 다니엘이 생각났다무슨 일인지 울면서 횡설수설 말했음에도 다니엘은 첫 번째로 시간을 되감았던 그 때처럼 카멜리아를 믿어주었다잠에서 깬 다니엘의 회색 눈이 카멜리아를 담았다.

 

물어보지 못 했던 말이 생각났어.”

어떤 말인데요?”

여행은 즐거웠나?”

 

말해봐카멜.

카멜리아는 자신의 대답을 기다리는 다니엘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싼 뒤입을 맞췄다하나가 되어 헤엄치며 열락에 잠겼던 어젯밤처럼 깊은 입맞춤은 아니었으나 온기와 애정을 나누기엔 충분한 입맞춤을 마친 카멜리아가 웃으며 말했다.

 

정말로 즐거운 여행이었어요그러니까―

 

또 가요그때는 내 성이 테슬라가 아니라 윈체스터였으면 좋겠네요사랑하는 나의 다니.

 

 

*

다니카멜 6주년 축하합니다감사합니다사랑합니다~!

와아아다니카멜 6주년이다사실 저번에 디엠으로 티아에게 캡쳐를 보여줄 때 제목을 안 보여줬던 이유는 제목이 살-짝 스포였기 때문입미다.

여행은 여행인데 갑자기 루프물을 쓰고 싶더라고루프 많이 해서 미안합니다.(마른세수그래도 즐겁게 읽어줬음 좋겠다!^^

다니카멜이 벌써 6주년이라니티아랑 다니 덕분이야긴 시간 나랑 카멜이랑 함께 해줘서 고맙고 앞으로도 잘 부탁해티아랑 울 다니 내가 좋아해사랑해앞으로도 잘 부탁해!

행복하고 건강하고 즐거운 하루 보내길 바라!! 중복이니 맛난 것두 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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