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후회
올해도 사막에 자신의 발자국을 새긴 네로는 자신의 발자국을 가만히 바라보다 아카르의 손을 잡았다. 아카르는 자신의 손을 잡은 네로가 할 말과 행동을 얌전히 기다렸다. 오랜 시간을 살아온 아카르에게 기다림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네로에 한해서는 그 기다림이 평소보다 길게 느껴질 때가 있기도 했지만.
“이 발자국은 결국 지워지겠지?”
“눈에 새긴 발자국이 지워졌던 것처럼 지워지겠지만 괜찮아요, 그대. 다음에 또 다시 새기면 되니까.”
“다음에도 같이 와줘.”
같이. 이전에는 달콤하게 들리지 않았던 단어를 이렇게나 달콤하게 만들 수 있는 유일한 존재의 입술에 입을 맞춘 아카르는 호흡을 고르는 네로를 보며 말했다.
“다음만이 아니라 네로가 바란다면 언제나 올 거예요.”
그러니까 많은 욕심을 품고 나를 열심히 괴롭혀서 목적을 이루도록 해요, 내 귀여운 악마님.
자신을 이용해먹으라는 뜻을 담은 사랑의 말을 들은 네로가 고개를 저었다. 아카르를 괴롭히기는 싫어. ‘사랑스러운’을 덧붙이지 않았다는 사실을 후회하며 아카르는 웃었다. 눈부신 태양이 사라지고 밤이 다가오는 오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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