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성

눈을 처음 본 순간

<span class="sv_member">에메트</span>
에메트 @acidcatsle
2026-02-07 18:03
봄의 땅에서만 살았던 소년, 그리젤다는 하늘에서 내리는 새하얀 눈을 가만히 바라보다 겨울의 땅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소녀, 클레어에게 물었다. 이게 뭐에요, 클레어? 새하얗고 차갑고 금방 녹아버리는 신비한 것에 그리젤다가 품은 호기심 어린 행동을 가만히 지켜보던 클레어가 입술을 열었다.
“…눈이네요.”
“이게 눈이구나. 언제나 내려?”
“겨울이 오면 내려요. 그래서 사람들은 겨울을 대비하죠.”
죽지 않고 봄을 맞이하기 위해서.
클레어가 말하는 현실이 이제부터 자신이 걸어갈 현실임을 짐작하고 눈에 대한 호기심을 버린 그리젤다는 무거운 말을 해서 미안해요. 라고 말한 클레어의 손을 잡았다. 클레어의 검은 눈에 처음 만났을 때보다 키가 큰 그리젤다의 모습이 담겼다.
“계속 알려줘요. 난 아직 모르는 게 많거든요.”
클레어가 계속 알려줬으면 좋겠어. 라고 속삭인 그리젤다의 입술이 클레어의 뺨에 닿았다. 그리젤다는 고개를 끄덕이며 얼굴을 붉힌 클레어의 입술에 제 입술을 겹쳤다. 겨울을 잊어버릴 정도로 따뜻한 입맞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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