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글을 올려봅니다(리제클레어, 디케나스)
여기부터 여기까지. 입 속에서 맴도는 말을 내뱉고 진열장 안에서 반짝거리는 물건을 전부 달라고 하고 싶었으나 그렇게 사서 선물하는 물건은 그리젤다가 사랑하는 클레어를 곤란하게 만들 것이다. 진열장 안에서 반짝거리는 물건을 받은 클레어가 웃는 표정을 보고 싶었던 그리젤다가 고른 물건은 클레어에게 잘 어울릴 목걸이였다. 아들을 사랑하지만 그 사랑과 별개로 아들이 고른 목걸이가 아름답지 않다면 혀를 찰 어머니, 멜리사 하워드가 만족할 정도로 아름다운 디자인이었다. 듣지 못할 모친에게 심미안은 잘 물려받았나 봐요. 감사합니다. 라고 인사한 그리젤다는 목걸이가 든 케이스를 주머니에 넣고 클레어가 기다리고 있는 집으로 향했다.
“다녀왔어요.”
“어서 와요, 리제. 오늘은 늦었네요.”
자신을 반기는 클레어에게 가볍게 입을 맞춘 그리젤다는 입맞춤의 여운이 남아있는 클레어를 바라보다 그녀의 귀에 속삭였다. 눈을 감아줄래? 이유는 묻지 말고요. 잠시 고민했지만 눈을 감은 클레어의 목에 그리젤다는 주머니에 든 케이스를 꺼냈다. 클레어와 자신이 태어난 겨울을 아름답게 수놓는 새하얀 눈을 닮은 목걸이가 클레어의 목에 자리를 잡았다. 그리젤다는 금속의 감촉에 흠칫하면서도 눈을 뜨지 않으려는 클레어의 이름을 불렀다.
“클레어, 눈 떠도 괜찮아요.”
사랑을 담아.
-리제클레어
나스카가 원한다면 자신의 저택에 약초원을 만들겠다는 제안은 진심이었지만, 나스카는 테미르디케의 제안을 합리적인 이유를 들어 거절했다. 네가 지을 약초원을 기다리는 사이에 숲의 약초들은 다른 사람의 돈이 되겠지. 라는 거절의 말을 납득한 테미르디케였으나 나스카의 위험을 완전히 배제할 수 있는 멋진 계획이 사라졌다는 아쉬움은 금방 사라지지 않았다. 그 아쉬움을 담은 손이 나스카의 머리카락을 건드렸다.
“디케.”
“여가 귀하의 머리카락을 건드리는 일이 싫어? 싫다면 이유를 말해줄래?”
“싫다고 안 했어. 달릴 때는 뒤도 봐. 뒤에도 무언가 있으니까.”
머리카락을 건드리던 손으로 예언 같은 의미심장한 말을 하는 나스카를 보던 테미르디케는 나스카를 품에 끌어안았다. 테미르디케도 자신이 한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리란 사실은 알았다. 하지만 그런 제안을 내밀 정도로 그는 조급했다. 이제야 마음을 나누고 있는 사랑스러운 연인을 놔두고 전장으로 가야했으니까.
“너는 돌아올 거야.”
내 곁으로.
나스카가 입에 올린 미래가 진실인지 거짓인지 알 수 없는 테미르디케는 대답 대신 나스카에게 입을 맞췄다. 사랑하는 마녀가 말한 미래가 거짓이 아님을 증명하겠다는 것을 행동으로 전하기 위해.
-디케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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