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글을 올려봅니다(리칼파뱡, 아카네로, 루네나단)
“역시 잘 생겼어.”
자신의 외모가 다른 사람보다 못 하다는 생각을 한 적은 한 번도 없지만 그 사실을 연인인 파비앙 모로의 입으로 들을 때마다 리카르도 스칼리에티는 조금 심술을 부리고 싶어졌다. 어떻게 잘 생겼고, 어떤 부분이 가장 마음에 드는지를, 저 귀엽고 사랑스러운 입으로 말하게 하고 싶다는 욕망을 웃음 뒤에 숨긴 리카르도의 손이 파비앙의 뺨을 쓰다듬었다.
“키스는 없어?”
“오늘은 쉽게 넘어가지 않는 연인이 되고 싶군.”
“칭찬도 받았잖아, 리카르도~”
뺨을 쓰다듬던 손으로 귀를 느릿하게 매만지자 리카르도에 대한 불만을 말이 아니라 눈으로 표현한 파비앙이 먼저 입을 맞췄다. 입맞춤을 거듭할수록 웃음 뒤에 숨은 욕망이 커져갔다. 한계까지 참아낼 인내심을 평소보다 빨리 해방시키기로 한 리카르도가 숨을 고르는 파비앙의 목에 입을 맞추며 속삭였다.
“더 칭찬해봐, 파비앙. 만족을 못 하는 내 마음에 생겨난 심술이 그 칭찬으로 사라질 수 있도록.”
-리칼파뱡
날씨가 좋았지만 사막은 언제 변덕을 부릴지 알 수 없다는 충고를 몇 번이나 한 상인에게 감사의 인사를 건넨 아카르는 네로의 손을 잡고 걸음을 옮겼다. 날씨가 좋다는 말은 태양이 사막을 더욱 뜨겁게 만든다는 뜻이 되기도 했다. 인간은 견디기 힘든 뜨거운 열기를 내뿜기 시작할 사막을 한참 걸어간 한 명의 마족과 한 명의 악마는 오아시스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오아시스야, 아카르.”
“전에도 봤었죠. 기억나나요, 그대?”
“기억나. 내년에도 볼 수 있을까?”
“내년에도 볼 수 있겠죠. 그 전에도 이곳에 오고 싶다고 말하면 난 언제나 네로를 이곳으로 데려올 거예요.”
언제나 데려올 거라는 아카르의 말을 들은 네로의 녹색 눈이 아카르의 검붉은 눈을 보았다. 네로는 정말로? 라고 묻지 않고 아카르의 품으로 뛰어들었다.
“내년에도 같이 오자.”
“그래요, 네로.”
-아카네로
“루우네, 눈동자 색이 예쁘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요?”
다정한 나단의 질문에 루우네는 기억을 더듬었다. 긴 시간을 맹약자로 살아온 라세인과 비교하면 짧은 시간을 더듬어 그런 말을 한 사람을 찾은 루우네는 나단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당신이에요. 라고 말하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지금의 생에는 없는 말을 정말로 했는지 열심히 찾아보고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대답하는 표정에는 약간의 미안함이 섞여있을 것이다. 착한 나단 윈체스터의 얼굴에 미안함을 번지게 할 정도로 그를 괴롭히는 악취미는 없었던 루우네가 입술을 움직였다.
“엄마가요. 직장 동료 중에도 한 명 있었어요.”
“내가 늦게 말했네요.”
조금 더 빨리 말하지 못 해서 아쉬워요.
엄마 다음은 당신이었다는 진실을 삼킨 채 루우네는 나단의 손을 잡았다. 자신을 바라보는 나단의 이름을 평소보다 다정하게 부른 루우네가 말했다.
“아쉽다면 아무도 못한 키스를 해줘요. 내 눈에다. 그건 아직 아무도 하지 않았거든요.”
-루네나단
- 이전글조각글을 올려봅니다(다니카멜) 26.02.07
- 다음글조각글을 올려봅니다(유정수안) 26.02.07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