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글을 올려봅니다(시엘리지)
태양이 완전히 사라지기 조금 전에 일어난 사리엘은 제 옆에서 자는 리즈벳의 머리를 매만졌다. 부드러운 플래티나 블론드가 차가운 사리엘의 손가락에 휘감겼다. 일어나기 전에 리즈벳의 머리카락에 키스를 떨어뜨릴지 고민하던 사리엘은 천천히 떠지는 리즈벳의 눈을 보고 키스할 위치를 바꿨다. 머리카락이 아닌 뺨에 입술이 닿자 아직 잠기운이 가득한 상태로 입맞춤을 받았음에도 리즈벳의 손은 사리엘의 옷자락을 잡았다.
“리지.”
“기다려, 시엘.”
잠기운이 묻어나는 목소리로 사리엘을 붙잡은 리즈벳은 잠기운이 가시자 아직 붙잡고 있는 사리엘의 옷자락을 한 번 더 잡아당겼다. 눈을 맞춰달라는 뜻을 담은 행동이었다. 자신이 아니면 누구도 알 수 없는 뜻을 알아챈 사리엘이 눈을 맞추자 리즈벳은 옷자락을 놓고 손을 뻗었다.
“좋은 밤이야, 시엘.”
“달이 뜨려면 아직 멀었어. 그렇지만 좋은 밤이지. 오늘도 네가 내 곁에 있으니까.”
멋진 밤이기도 해, 리지.
살아서 움직이는 자신의 심장에게 오늘이 얼마나 멋진 밤인지 알려준 사리엘은 자신의 곁으로 다가온 리즈벳을 끌어안고 생각했다. 오늘은 조금, 게으름을 부리고 싶은 밤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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