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성

탈출을 소망합니다

<span class="sv_member">에메트</span>
에메트 @acidcatsle
2026-02-07 17:51

평범하게 살아온 카멜리아는 많은 사람들 속에 섞여있어도 자연스럽게 도드라지는 사람들이 신기했다서점에도 다른 책보다 도드라지는 책이 있었지만 그런 책들은 표지부터 다른 책들과 달랐다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진 도드라짐은 순간으로 끝났다도드라짐에 매력을 느껴 구매한 책이 완독한 후에 책꽂이에 꽂혀서 먼지만 쌓이는 책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순간인 것이다그래서 다니엘의 도드라짐 역시 금방 사라질 순간일 거라고 생각하던 카멜리아는자신의 생각이 착각임을 증명하는 그의 도드라짐에 오늘도 자연스럽게 다니엘을 보았다.

 

다니엘 로렌 윈체스터카멜리아 테슬라가 들어간 이 책의 내용에 한 줄도 등장한 적이 없는 남자는 오늘도 도드라졌다사람들과 대화를 나누지만 그의 엉뚱한 대답 때문인지 긴 대화를 이어가는 사람들은 없다예의를 차려 짤막한 대화만을 나누던 사람들이 사라지면 볼 일이 끝났다는 것처럼 파티가 끝나기 전에 가버린다오늘도 그렇게 가버렸을 거라고 생각한 남자를 카멜리아는 몰래 들어간 서재에서 만났다너무 놀라서 비명을 지를 뻔한 입을 막은 카멜리아를 보며 다니엘이 빙그레 웃었다.

 

드레스가 더러워지겠군.”

 

말은 걱정이었지만 걱정이라고는 조금도 들어있지 않은 목소리였다그와 대화를 나눈 사람들 중에 길게 대화를 나눈 사람이 없는 이유를 이해하며 카멜리아는 다니엘을 보았다연회의 지루함과 이미 반복한 상황을 견디지 못한 일탈이었다한 번도 들키지 않았지만 언젠가 누군가에게 들킬 거라고 생각했다그 사람이 책에 한 줄도 등장한 적이 없는 이 사람일 줄은 몰랐지만.

 

백작님의 신사복도 마찬가지겠죠.”

레이디의 옷에 앉은 먼지는 금방 지워지지 않지.”

귀족의 옷에 앉은 먼지는 금방 지워지나요다 똑같은 옷인데.”

 

메탈에 가까운 차가운 회색 눈동자가 카멜리아를 담았다선물로 받은 상자의 포장을 뜯고 내용물을 관찰하는 소년의 앞에 선 장난감이 된 기분이었다한참 카멜리아를 바라보던 다니엘이 카멜리아가 목표로 한 책을 꺼내 카멜리아에게 내밀었다카멜리아는 머뭇거리다 다니엘이 내민 책을 받았다없었던 일이다이 책에 들어와서 경험한 두 번의 인생에서 줄곧 벌어지지 않았던 일복잡한 기분이 얼굴에 드러나지 않았길 바라며 카멜리아는 입술을 움직였다.

 

감사합니다.”

 

감사의 인사를 들은 다니엘이 서재를 나갔다참가하는 연회마다 도드라지는 백작은 카멜리아에게 아무 것도 물어보지 않았다이름도나이도다니엘이 자신의 이름이나 나이를 물어보길 기대했던 것처럼 번지는 아쉬움을 지우며 카멜리아는 이 책에서 경험한 인생에서 다섯 번이나 읽어 내용을 다 기억하는 책을 펼쳤다원래는 서점에서 구매했던 책이지만 이번에는 그러고 싶지 않았다그래서 하게 된 일탈이었으나 카멜리아는 알았다장소를 이동해도 자신을 반드시 찾아내는 이 책의 주인공이 곧 문을 연다그리고 말하겠지.

 

-카멜들어봐.

 

문이 열리는 소리를 들으며 카멜리아는 책을 꼭 쥐었다이 책에서 가장 사랑스럽고 가장 아름다운 주인공크리스 이나카가 정해진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다가오고 있었다.

 

*

 

카멜리아 테슬라도 처음에는 기뻤다카멜리아가 들어온 책은 최근 읽었던 책 중에 가장 좋아하고 사랑하는 책이었으니까문제는 엔딩인 주인공인 크리스와 그녀의 영원한 연인인 키즈에르의 결혼이 끝나고 발생했다책에서 나갈 거라는 예상과 다르게 또 다시 처음으로 돌아온 것이다주인공들이 책에 등장한 그 순간으로책과 더 근접한 선택을 하면 이번에는 책에서 나갈 거라고 생각하고 책에 등장하지도 않는 자신을 친구라고 인식하는 크리스의 곁에서 크리스를 도왔다하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지쳐버린 카멜리아는 크리스를 피했으나크리스는 매번 카멜리아를 찾아왔다어디에 가는지 전부 알고 있는 것처럼결국 포기를 선택한 카멜리아는 두 번의 인생에서 선택하지 않은 일탈로 자신을 갉아먹는 두려움을 눌렀다하지만 크리스와 시간을 보낼 때마다 커지는 두려움을 온전히 누를 수 없었다.

결국 카멜리아는 책에 한 줄도 나오지 않았던 다니엘의 저택으로 향했다책에 한 번도 나오지 않은 장소인 유리온실이라면책에 나왔던 서재와 달리 크리스가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자신의 추측 역시 확인해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도착한 유리온실의 이국적인 모습이 카멜리아를 반겼다.

 

예쁘다.”

마음에 든 모양이군.”

 

다양한 소리로 우는 새들과 계절을 잊은 꽃이 빚어낸 비현실적인 아름다움을 보고 감탄하는 카멜리아는 자신의 귀를 두드리는 낯익은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책에 한 줄도 나오지 않았는데도 책에 등장하는 그 사람다니엘 로렌 윈체스터의 모습이 카멜리아의 눈에 담겼다다니엘은 자신의 집인 이곳에서도 도드라졌으나 연회만큼 도드라지지는 않았다.

 

저를 기억하세요?”

만난 적 있나?”

 

기억하는 것처럼 멀리 있는 나에게 다가온 사람도 친근하게 말을 걸어준 사람도 당신인데.

불만을 삼킨 카멜리아는 이 책에서 유일하게 책의 사람으로 느껴지지 않는 다니엘을 보았다처음에는 또 크리스를 만날 생각에 불안하고 무서웠지만 이 사람과 있으면 이상하게 안심이 된다책에 한 줄도 나오지 않았기 때문일까.

 

카멜리아 테슬라에요.”

 

기대를 담은 눈으로 물끄러미 바라보자 그 날처럼 빙그레 웃은 다니엘이 말했다다니엘 로렌 윈체스터이름을 밝힌 다니엘은 신사모를 벗고 고개를 숙였다그 우아함에 말을 잃은 카멜리아의 손을 다니엘의 손이 잡아입술 앞으로 끌어갔다신사적이고 부드러운 손길에 거절하는 법도 잊어버린 카멜리아의 호박색 눈이 다니엘을 담자 손등에 입술이 닿았다.

 

어서 오시죠레이디 테슬라.”

 

가볍지만 선명한 입맞춤에 카멜리아의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입술을 떼어낸 다니엘은 사과처럼 잘 익은 카멜리아의 얼굴을 보다 짓궂은 목소리로 물었다.

 

처음이었나?”

 

현실에서도이 책에서 경험한 두 번의 인생에서도 손등에 입맞춤을 받은 적은 없었다현실은 손등키스와는 거리가 먼 현대였고책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모두 카멜리아를 신경 쓰지 않았으니까현실에서 읽었던 책에서는 조연이나 악녀에 빙의한 사람들이 다양한 활동을 하며 자신을 주인공으로 만들었지만 카멜리아는 그들처럼 다양한 활동은 하고 싶지 않았다이 책에서 돌아가고 싶다그것만이 카멜리아의 바람이었다.

 

처음이었어요.”

솔직하게 말하는군하지만 네 솔직함은 누군가를 찌르는 창이 되지는 못할 거야클라이드.”

클라이드가 누구에요?”

여기에 있는 사람은 나하고 너뿐이야클라이드.”

 

의미를 알 수 없는 말보다 더욱 신경 쓰이는 낯선 이름으로 카멜리아를 부르기 시작한 다니엘은 이름으로 불러달라는 카멜리아의 정정을 무시하고 걸음을 옮겼다그 서재에서처럼 작별인사를 내어주지 않고 가버리는 다니엘의 뒤를 카멜리아는 책에서의 인생을 통해 익숙해졌어도 여전히 불편한 구두를 신고 쫓았다달려도 발이 아프지 않던 운동화가 그리워지는 추격은 누워버린 다니엘을 발견한 뒤에 끝났다숨을 고른 카멜리아가 다니엘에게 물었다.


왜 누우셨어요?”

꽃을 구경하려고.”

 

누워서 꽃을 구경하다니들어본 적이 없는 참으로 독특한 방법이었지만 카멜리아는 다니엘의 옆에 누웠다다니엘의 회색 눈이 카멜리아에게 향했다카멜리아는 다니엘의 회색 눈을 바라보았다크리스는 아직 오지 않았다그러니까,

 

누워서 꽃을 구경한다면서요지금까지 한 번도 그렇게 하지 않았지만 오늘부터는 저도 그렇게 해보게요.”

 

지금은 책의 주박에서 벗어나 원하는 대로 행동하고 싶었다.

 

*

 

처음에는 숨이 막힐 것처럼 찾아오던 유리온실에 이제 틈만 나면 찾아오게 된 카멜리아는 처음 만났을 때와 반대로 누운 자신을 보는 다니엘을 올려다보았다.

 

네가 주인 같군.”

이곳의 주인은 당신이에요절대로 제가 될 수 없어요.”

절대라는 말은 항상 바뀌는 말이야함부로 써서는 안 되지.”

 

눕지 않고 옆에 앉은 다니엘이 장갑을 낀 손으로 이제는 오지 않는 날이 어색해진 카멜리아의 뺨을 쓰다듬었다언제부턴가 이런 접촉이 당연해지고 있다친구도연인도 아닌데하지만 카멜리아는 다니엘과의 정의되지 않은 관계가 편했다정의해버리는 순간자신은 피할 수 없었던 두 번의 끝을 생각하고 울면서 이 책의 사람이라면 믿을 수 없는 그 결말을 말할 테니까.

 

만약 자신처럼 다니엘도 책의 사람이 아닌 이방인이라면 좋겠지만 그런 기적이 세상에 존재할 리가 없다사실 그건 기적보다는 불행에 가까웠다책에 갇혀서 책에서 나가지 못 하고 정해진 시간을 반복하던 사람이 한 명도 아니고 두 명이라니불행이다불행인데 그럼에도 가끔은 바라고 만다그 욕심을 담아 카멜리아는 자신의 뺨에서 떨어지려는 다니엘의 장갑 낀 손을 잡았다.

 

그럼 절대라는 말과 다르게 함부로 쓰면 되는 말을 가르쳐주세요.”

난 선생님이 아니야클라이드.”

알아요선생님이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답니다.”

그렇게 생각하는데도 가르쳐달라고 하셨군요레이디 테슬라.”

 

말을 마친 다니엘이 일어나서 손을 내밀었다카멜리아는 커다랗고 단단한 다니엘의 손을 잡고 일어난 뒤드레스에 묻은 풀을 털었다풀물은 남았지만 그것은 집에 가서 자신을 기다리는 시녀들이 할 일이었다그러니까 자신이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카멜리아의 귀로 그 목소리가 들려왔다아름다운 금발과 아름다운 푸른 눈을 가진 이 책의 주인공크리스의 목소리였다다행히 그녀는 카멜리아를 보지 못한 모양이었지만 카멜리아는 무서웠다꾸욱저도 모르게 옷깃을 잡고 자신을 내려다보는 다니엘을 바라본 카멜리아가 필사적으로 웃음을 그렸다.

 

자리 옮길까요?”

 

차를 마시고 난 후에 더 이상 크리스와 만날 일이 없다는 사실에 안심해버린 카멜리아는 그대로 잠 속으로 떨어지고 말았다하지만 만날 일이 없다고 생각한 장소에서 만난 탓인지 평온한 꿈을 꿀 수 없었다결혼한 주인공들의 미래를 축하해주고 다시 어린 시절의 그때로 되돌아가서 그녀의 목소리로 눈을 뜨는 악몽을 꾸고 깨어난 카멜리아는늘 근처에 두는 물을 찾으려다 방이 낯설다는 사실을 깨닫고 자신이 다니엘의 집에서 이 늦은 시간까지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자신이 사는 세계였다면 버스나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갔겠지만 이 책에는 버스도 택시도 없었다기차는 하나 있을까기차가 있는지 다음에는 한 번 확인해보기로 결심한 카멜리아는 침대에서 내려와 방을 둘러보다 문고리를 잡았다남의 집을 함부로 돌아다니는 취미는 없었지만 책 속의 세계였다예의 없는 사람이 되더라도 이 저택의 곳곳을 담아두기로 한 카멜리아가 방을 나와 복도를 걸었다.

 

어두운 복도를 걸은 카멜리아가 도착한 곳은 복도의 끝 방이었다여기까지 걷는데도 아무하고도 마주치지 않다니밤에 돌아다니거나 소리를 내도 사람들이 절대로 깨어나지 않던 제 집과 다른 귀족들의 집이 생각났다무언가에 의해 절대 깨어나지 말라고 입력 받은 것처럼 깨어나지 않던 그들처럼 이 집의 사람들도 혹시카멜리아는 문을 연 뒤문고리를 잡았다그리고 어디서나 들을 수 있을 정도로 문을 세게 닫았다문을 한 번 더 그렇게 닫았지만 이번에도 달려오는 사람은 없었다사람이 많은 이 저택도 그 집들과 마찬가지였다문고리를 잡고 그대로 주저앉은 카멜리아가 제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착한 클라이드에게 이렇게 과격한 면이 있을지는 몰랐는데.”

 

다니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모든 사람이 잠에 빠진 저녁에 이 책의 사람들은 카멜리아가 어떤 소리를 내도 달려오지 않았다하지만 다니엘은 달려왔다카멜리아는 다리에 힘을 주어 일어난 뒤다니엘을 두 팔로 끌어안았다다니엘은 갑작스러운 포옹을 거부하지 않았다.

 

*

 

카멜리아는 다니엘을 만날 때마다 많은 질문을 던졌다다니엘은 자신에게 쏟아지는 카멜리아의 질문들에 대답을 할 때도 있었고입을 다물 때도 있었고엉뚱한 대답을 할 때도 있었다대답을 듣고 만남을 거듭한 카멜리아는 더 이상 다니엘을 백작님이라고 부르지 않고 이름으로 부르기 시작했다다니엘본래의 세계에서는 어디서 사는지도 모르고만나본 적도 없는 이 사람이 자신과 함께 책 속에 들어온 이방인이라니하지만 책이 끝날 때마다 카멜리아가 느낀 두려움을 다니엘은 느껴본 적이 없다는 것이 두 사람의 차이점이었다.

 

책 밖은 다니엘에게 별로 좋은 세계가 아니었던 걸까다양한 질문을 던졌지만 책 밖에서 어떻게 살았는지는 끝내 물어보지 못한 카멜리아는 오늘도 다니엘이 사는 윈체스터 저택의 서재가 보유한 책들을 보고 있었다윈체스터 저택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아침에야 집에 왔는데도 소문은 나지 않았고책 속의 부모님 역시 평소처럼 행동했다이상한 일은 아니었다이 책은 주인공들을 위한 세계였기에카멜리아가 무엇을 하든 카멜리아의 이야기는 화제가 되지 않았다소문이 퍼지는 일을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이렇게까지 조연 취급을 당하니 조금 서러울 때도 있었다.

 

이 책은 보지 못한 책이네.”

 

서재에서 발견한 새로운 책으로 자신을 달랬으나이런 방법으로 자신을 달래는 것에는 한계가 있음을 카멜리아도 알고 있었다하물며 이 저택의 주인을 이름으로 부르기 시작한 순간부터 자신의 마음에 피어버린 감정의 이름이 무엇인지 깨닫고 말았다그 감정을 떠안고 끝을 맞이하라니사양이었다하지만―

 

책에 푹 빠지겠어클라이드.”

 

웃는 이 사람도 자신과 같은 마음일까카멜리아는 그 의문에 들썩이는 속을 달래며 다니엘을 보다 웃으며 말했다.

 

어서 와요다니엘.”

 

윈체스터 저택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온 카멜리아는 예상보다 빠르게 도착한 편지를 손에 들고 방으로 들어갔다주인공들의 결혼은 언제나 내년 봄에 열렸다그런데 이번 해에는 겨울이다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음을 확인한 카멜리아는 편지를 내던지고 밖으로 나간 뒤자신을 집으로 실어온 마차에 탔다사용인들은 이런 주인의 반응에도 비명을 지르거나 하지 않았다어디를 가시냐고 물어보지 않았다기대감 잔뜩 섞인 눈으로 잘 축하해주고 오세요라고 말하는 모습에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으며 카멜리아는 목적지를 말했다.

 

마차는 목적지 근처에 도착하지 못 하고 멈췄다책은 어떻게든 자신과 크리스를 만나게 할 셈이었다만나고 싶지 않았다그 마음만이 가득한 카멜리아는 마차에서 내려 거리를 내달렸다저택에서 잘 나오지 않는 다니엘은 분명 저택에 있을 것이다저택으로는… 줄곧 마차만을 타봐서 헤매다 모든 것을 포기한 사람처럼 거리 한 복판에 서서 고개를 숙인 카멜리아를 누군가의 목소리가 불렀다.

 

클라이드.”

 

카멜리아는 목소리가 들려온 곳을 바라보았다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자신과 똑같이 밖에서 온 사람그리고 두 번의 생애에서 자신이 품지 못한 마음을 가지게 한 사람그 사람이 카멜리아를 부르고 있었다카멜리아는 다니엘의 곁으로 다가가 그의 손을 잡았다설령―

 

이 책에서 나가는 방법을 모르니까 이번에도 처음이랑 똑같아질지도 모르죠그래도―

 

다니엘의 곁에 있고 싶어요그래도 되나요?

같은 마음이 아니라도 전하고 싶었다.

 

*

 

크다면 큰 일이 일어났는데도 인형처럼 반응한 책 속의 사람들이 건넨 축복 속에서 카멜리아는 윈체스터 저택을 새로운 보금자리로 삼았다오늘 벌어질 성대한 결혼식이 끝나면 또 그 목소리를 들으며 잠에서 깰 것이다아직 자신은 이 책에서 나가는 방법을 찾지 못 했으니까무서웠지만 다니엘을 다시 만난다면 그 반복을 견딜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며 카멜리아는 제 옆자리에 누운 다니엘을 보다 몸을 일으켰다.

 

다니.”

하고 싶은 말이 많은 얼굴이네클라이드.”

키스할래요?”

 

하루 전에도 키스했다는 얄미운 대답 대신 몸을 일으킨 다니엘은 카멜리아를 보다 입술을 맞댔다숨결이 뒤섞이는 키스의 여운에 젖은 카멜리아는 끌어안은 다니엘의 목을 더욱 힘을 주워서 끌어안으며 눈을 감았다여전히 크리스를 만나는 일은 무서웠고 이 책에서 나가고 싶은 마음이 가득이었지만 그래도 그 많은 시련을 견디고 사랑을 선택한 그녀를 조금 이해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니엘에게 아직 제대로 전하지 못 했던 많이 좋아한다는 말을 건네려고 한 순간세계가 새까만 어둠에 휩싸였다이제 곧 그 어린 시절의 자신으로 돌아가리라고 예감하며 카멜리아는 눈을 감았다그리고 감았던 눈을 뜬 카멜리아는 자신이 서있는 장소가 서점이라는 것을 깨닫고 호박색 눈을 동그랗게 떴다드레스도구두도 없다이제 더 이상 책의 이방인이 아니라는 사실에 안도하면서도 더 이상 자신과 똑같이 이방인이었던 다니엘이 없다는 사실에 슬픔을 느낀 카멜리아의 귀를 낯익은 목소리가 두드렸다.

 

나쁘지 않은 옷이군.”

 

언제나 명확하게 말해주지 않던 낯익은 목소리의 주인이 어떤 이름을 사용하는지 카멜리아는 잘 알고 있었다나와 같이 책으로 들어간 이방인매번 도드라지던 당신은 이 현실에서 어떤 모습으로 도드라질까슬픔을 지운 카멜리아는 기대감이 가득한 얼굴로 자신의 옷을 나쁘지 않다고 평한 다니엘을 보았다.

 

좋다는 거예요싫다는 거예요?”

좋을 수도 있고싫을 수도 있지.”

분명히 말하지 않으면 나는 잘 모른답니다다시 소개할게요분명한 대답을 원하는 내 이름은 카멜리아 테슬라에요.”

다니엘 로렌 윈체스터.”

다니에 대해 더 알고 싶은데 지금부터 시간을 내줄 수 있나요?”

데이트 신청인가요레이디 테슬라?”

 

맞아요데이트 신청이에요.

고개를 끄덕이며 데이트 신청임을 긍정하는 카멜리아의 손을 잡은 다니엘은 기꺼이라고 대답한 뒤카멜리아의 손에 자신의 손을 단단히 얽었다카멜리아는 책 속에 전하지 못한 말을 꼭 전해주겠다고 결심하며 걸음을 옮겼다.



*

올해도 왔다! 해피뉴이어 다니카멜!

새해 복 많이 받고 하루하루 좋은 일 가득가득 생기길 바라. 티아랑 다니 많이많이 쪼아해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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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 등장한 둘은 개인 세계관 자캐 ㅋㅋㅋㅋ 누구 끌어올까 고민하다가 개인 세계관 자캐들을 넣어보았다.^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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