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마법사가 원하는 것
외지인이 방문하는 일이 큰 소동인 작은 마을에서 사는 카멜리아가 하는 일은 언제나 똑같았다. 자신의 복잡한 사정을 알고 배려해주는 사장이 운영하는 카페로 출근해서 밤이 올 때까지 일을 하고, 일이 끝나면 집으로 돌아와 내일을 준비했다.
똑같음이라는 이름을 가진 평온을 망가뜨리는 사람은 한 달이 시작할 때마다 돈이 떨어졌다는 이유로 찾아와 행패를 부리는 카멜리아의 오빠, 길버트 뿐이었으나, 그가 요구하는 돈을 내어주면 카멜리아의 평온은 망가지지 않았다.
“네가 클라이드군.”
길버트에게 준비한 돈을 내어주는 것으로 자신의 평온을 지키려던 카멜리아는 자신을 이상한 이름으로 부르며 낯선 방문자를 바라보다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스트로베리 블론드의 머리카락을 깔끔하게 정리한 신사의 모습을 한 낯선 방문자는, 경계를 숨기지 않는 카멜리아의 모습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웃었다. 스멀스멀 퍼지는 불안감을 추스르며 카멜리아가 낯선 방문자에게 물었다.
“누구세요?”
“그 질문에 내가 내어줄 답은 네가 원하는 대답이 아닐 수도 있는데.”
서점에서 일하다가 본 복잡한 책만큼이나 이야기를 복잡하게 빙글빙글 돌리는 낯선 방문자는 손에 든 지팡이로 낡은 바닥을 툭하고 치며 의자에서 일어났다. 낯선 방문자의 신장은 카페에서 본 어떤 손님보다 크고 위협적이었다. 카멜리아가 부엌으로 뛰어 들어가 무기가 될 수 있는 주방도구를 손에 쥐지 않았다는 사실을 후회하게 만들 정도로.
“대답이 없군.”
“지금 상황이 이해가 안 되는데 어떻게 대답을 해요.”
“상황은 굉장히 단순해, 클라이드. 내 집에 들어온 도둑이 네 이름을 말했어.”
“제 이름은 클라이드가 아니라 카멜리아 테슬라에요.”
“도둑이 말한 이름과 같군.”
“도둑이 말한 이름이 카멜리아 테슬라라고요?”
“그래.”
한 달이 시작할 때마다 나타나서 돈을 요구하는 길버트의 모습이 카멜리아의 머릿속을 스쳐갔다. 이번에는 대체 무슨 일을 했냐고 당사자에게 물을 수 없는 현실을 원망하며 카멜리아는 한숨을 삼킨 뒤, 낯선 방문자와 눈을 맞췄다. 그는 여전히 웃고 있었다. 버릇인지. 아니면 이 상황이 즐거운 건지. 후자가 아니길 바라며 카멜리아가 낯선 방문자에게 물었다.
“제가 뭘 하면 되나요?”
“신데렐라처럼 도망치지 않는군. 자정이 아니기 때문인가.”
“도망갈 때마다 실패했으니까 이번에도 포기한 거예요.”
“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하지.”
“저한테는 아니에요.”
씁쓸한 웃음을 숨기지 못 하는 카멜리아의 곁으로 다가온 낯선 방문자는 카멜리아의 손을 잡았다. 갑작스러운 접촉―손에 장갑을 끼고 있었지만.―에 놀란 카멜리아가 호박색 눈을 동그랗게 뜨며 낯선 방문자를 보았다. 낯선 방문자가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말했다.
“일을 해주면 돼.”
어떤 일인지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았음에도 카멜리아는 알 수 있었다. 이 낯선 방문자가 말하는 일을 맡는 순간부터 자신은 오랫동안 살아온 이 작은 마을을 떠나게 될 거라는 사실을.
*
다니엘 로렌 윈체스터.
갑자기 작은 마을에 찾아온 낯선 방문자이자 카멜리아의 오빠, 길버트에게 보물을 도난당할 뻔한 신사의 이름이었다. 마차에 처음 타본 후유증을 잊어버릴 정도로 근사한 저택의 풍경에 눈을 빼앗긴 순간에 다니엘의 이름을 들은 카멜리아는 창피함으로 붉어진 얼굴에 괜스레 손부채질을 하다 이상함을 깨달았다. 이 정도 넓이의 근사한 저택이라면 사용인이 나와서 저택의 주인인 다니엘을 맞아야 할 텐데 사용인들의 모습은 아예 보이지 않았다.
“혼자 살아요?”
“그래, 마법사니까.”
마법사. 용의 피를 이어받은 저주 받은 존재. 인간으로 보이지만 인간이 아닌 자. 책으로 보고 이야기로만 들었던 존재가 카멜리아의 손을 잡은 뒤, 손등에 입을 맞췄다. 손등에 닿은 입술을 떼어낸 다니엘이 근사한 목소리로 물었다.
“이번에는 도망가고 싶지 않으신가요, 레이디 테슬라?”
아까와는 다른 이유로 붉어지는 제 얼굴을 다니엘의 시선이 닿지 않는 장소에 숨기고 싶다고 생각하며 카멜리아는 고개를 저었다.
“이 저택에서 할 일이 있잖아요. 그 일을 끝낼 때까지 이 저택에 있을 거예요.”
저택 내부 역시 바깥만큼 근사했다. 그리고 저택은 다니엘 혼자 사는 곳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넓었다. 이 넓은 저택을 대체 어떻게 청소하냐고 묻자 다니엘은 손가락을 가볍게 튕겼다. 주인이 집을 비운 사이에 쌓인 것들이 순식간에 사라진다. 사람들은 저주 받은 존재만이 가질 수 있는 능력이라는 마법으로 이런 일을 할 수 있다니. 그 마음을 담은 목소리가 카멜리아의 입 밖으로 흘러나왔다.
“멋진 능력이네요.”
“마법사에 대한 이야기를 하나도 못 들은 사람 같군.”
“듣는 것과 눈앞에서 직접 보는 것은 다르잖아요.”
“그래.”
긍정적인 뜻을 담아서 그래. 라고 말하지 않았다는 티가 나는 다니엘이 걸음을 옮겼다. 어디로 가는지 물어보지 않고 카멜리아는 그의 뒤를 쫓았다. 다니엘의 걸음이 멈춘 곳은 저택 구석에 위치한 방이었다. 문을 열고 방에 들어간 다니엘이 의자에 앉은 순간이었다. 잘 정리한 스트로베리 블론드의 머리카락이 바닥에 닿을 정도로 길어졌다. 눈앞에서 일어난 말도 안 되는 광경에 할 말을 잃은 카멜리아를 흘끗 본 다니엘은, 바닥까지 닿을 정도로 길어진 머리카락을 매만지며 말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이 머리를 정리해. 그게 네가 이 저택에서 할 일이야.”
클라이드.
*
머리를 정리하는 일 외에는 아무 것도 시키지 않는 엉뚱한 마법사, 다니엘 로렌 윈체스터는 카멜리아가 지금까지 만났던 어떤 고용주보다 이상한 고용주였다. 머리를 정리하는 일만 잘 해준다면 이 저택을 어떻게 사용해도 상관없다니. 욕심이 생긴 자신이 도둑질을 하거나 도망치면 어떻게 할 거냐는 카멜리아의 질문에 다니엘이 한 대답은 간단했다.
“해봐.”
다니엘은 손가락 하나로 넓은 저택 전부를 깨끗하게 청소하고 외지인이 방문하는 일이 큰 소문이 되는 작은 마을에 조용히 방문하는 마법사였다. 하는 순간에 벌어질 결과를 머릿속에 그리고 싶지 않았던 카멜리아는 빗과 가위의 위치를 물었다. 다니엘이 알려준 위치에 있는 빗과 가위를 찾아서 의자에 앉아있는 다니엘의 곁으로 다가온 카멜리아는 바닥까지 닿을 정도로 길어진 머리카락을 빗으며 물었다.
“어디까지 자를까요?”
자른 머리카락의 청소까지 마친 카멜리아에게 머리를 정리하는 일만 잊지 않는다면 이 저택에서 어떻게 생활해도 상관없다고 말한 다니엘은 카멜리아가 나가자 방의 문을 닫았다. 손을 쓰지도 않고 닫힌 문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카멜리아는 적당한 방을 골라서 몸을 눕혔다. 급하게 따라오느라 모든 짐을 자신이 살았던 집에 그대로 놔두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떠올랐다. 어떻게 하지? 라는 고민은 몰려오는 잠을 이기지 못 했다.
저택에서의 생활은 편안했다. 저택에서 함께 사는 다니엘이 신경 쓰인다는 것을 제외하면. 식사까지 챙기라는 명령은 하지 않았지만 신경이 쓰여서 식사는 항상 2인분을 만들었다. 처음에는 식사는 안 만들어도 괜찮다고 거절했던 다니엘은 얼마 전부터 식사를 했다. 처음 식사를 만들었던 날보다는 많이 비워진 그릇을 보던 카멜리아가 차를 마실 거냐고 물어보자 다니엘은 2인분의 차를 요구했다. 카멜리아가 다니엘이 요구한 2인분의 차와 여기저기 널린 디저트 몇 개로 근사한 저택의 응접실에 그럭저럭 어울리는 티타임 테이블을 완성하자, 다니엘은 할 일을 마치고 응접실 밖으로 나가려는 카멜리아를 자신의 반대편에 앉혔다. 다니엘은 자신의 몫으로 끓여진 한 잔의 차만 마셨기 때문에 남은 차와 디저트는 카멜리아의 몫이 되었다.
익숙해지기 시작하는 일상 속에서 카멜리아는 가위와 빗을 챙겼다. 작은 마을에서 만난 사람들이 가끔 생각났지만 다니엘에게 받은 돈으로 오빠인 길버트가 다니엘에게 입힌 피해를 보상할 때까지 카멜리아가 있어야 할 곳은 이 곳이었다. 그런데 그 피해가 보상되는 날은 언제일까? 그 날이… 이어지려는 생각을 털어버리기 위해 고개를 휘저은 카멜리아는 거울을 확인했다. 표정이 생각보다 훨씬 어두웠다. 어두운 표정이 평소의 표정으로 고쳐질 때까지 거울 앞에 있던 카멜리아는 자신을 기다리는 고용주, 다니엘의 방으로 향했다.
*
일주일에 한 번. 저택 어디에도 시계가 없어서 무뎌지는 시간에 관한 감각을 카멜리아는 다니엘의 머리를 정리하는 날마다 깨웠다. 지금까지 카멜리아는 다니엘의 머리를 열 번 정리했다. 티타임을 함께하는 횟수도 그만큼 늘어났다. 흘러간 시간만큼 카멜리아는 이 저택에서의 생활에 익숙해졌지만 외출은 아직 해보지 못 했다. 외출 이야기를 꺼내기엔 이르단 생각이 들었다. 이 머리는 스무 번. 아니 삼십 번 정도 정리하면 꺼내보자고 말하며 머리를 빗는 카멜리아의 손을 다니엘의 손이 툭 건드렸다. 언제부턴가 다니엘이 대화를 싶다는 뜻으로 하는 행동이었다. 다니엘이 갑자기 닿아온다는 사실에 처음에는 놀라서 빗을 떨어뜨리기도 했지만 이제는 익숙해진 카멜리아가 다니엘에게 물었다.
“무슨 일이에요?”
다니엘의 손가락이 방 안의 침대를 가리켰다. 빗과 가위를 내려놓은 카멜리아는 이 저택에서 유일하게 누군가가 생활한다는 티가 많이 나는 질서 없는 방의 침대에 앉았다. 다니엘은 침대에 앉은 카멜리아의 무릎에 머리를 대고 눈을 감았다.
“고용주한테 이런 말을 하면 잘릴지도 모르지만 당신은 아직도 날 자르지 않은 엉뚱한 고용주니까 그냥 말할게요. 다음부터는 말로 해요.”
대답 대신 돌아온 것은 고른 숨소리였다. 제멋대로인 고용주, 다니엘의 잠든 얼굴을 카멜리아는 뚱한 얼굴로 바라보았다. 이렇게 행동하니 의심이 들었다. 자신이 이곳에서 일하는 게 그가 받은 피해를 보상할 수 있는 일이 맞는지. 역시… 또 다시 불쑥 솟아오른 의문을 오늘도 고개를 휘저어서 털어버린 카멜리아는 무방비하게 자는 다니엘을 불렀다.
“다니엘.”
뭐라고 부를지 고민하는 카멜리아에게 이름을 부르라고 한 고용주가 눈을 떴다. 메탈에 가까운 차가운 회색 눈동자가 카멜리아로 가득 찼다.
“자고 싶어서 침대로 이동한 거 아니었어요?”
“침대에 누운 모든 사람이 잠에 들지는 않아.”
자신은 침대에서 일어나겠다는 말을 하고 일어나고 싶었지만 이상하게 그 말을 내뱉을 수 없었다. 이유를 알 수 없어서 찡그려진 카멜리아의 얼굴을 갑자기 다가온 다니엘의 손이 매만졌다. 갑자기 얼굴에 닿는 차가운 체온에 흠칫한 카멜리아는 다니엘의 체온이 차갑다는 사실보다 다니엘이 장갑을 착용하지 않고도 자신과 접촉했다는 사실에 놀라 눈을 동그랗게 떴다.
“오늘은 맨 손이네요.”
“장갑이 없는 일이 그렇게 이상한가?”
“자주 착용했으니까요. 이상한 건 아니에요. 당신이 하는 일이 이상하다면―”
얼굴을 조심스럽게 매만지던 다니엘의 손이 카멜리아의 입술에서 멈췄다. 자신이 지금까지 가족에게도 허락한 적 없는 접촉을 무방비하게 허락하고 있다니. 짧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길지도 않은 그동안의 시간이 이 마법사와 자신의 거리를 이 정도로 좁힌 걸까? 자신의 얼굴을 점령한 엉뚱한 마법사의 체온이 알려주는 이전보다 가까워진 거리에 두려움과 설렘을 동시에 느끼며 카멜리아가 입술을 움직였다.
“집에서 편하게 쉴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거예요.”
“이 저택이 클라이드에게는 내 집으로 보이는군.”
“다니엘의 집이잖아요.”
“누군가가 내 의지와 상관없이 정해놓은 무덤도 집이라고 부를 수 있다면 이 저택은 내 집이겠지.”
자신의 말이 만들어낸 무거운 침묵을 방치한 다니엘은 다시 의자에 앉았다. 카멜리아는 자신을 부르지 않는 다니엘을 바라보다 침대에서 일어났다. 언제나처럼 빗을 든 카멜리아는 바닥에 질질 끌릴 정도로 긴 다니엘의 머리카락을 빗다가 입술을 움직였다.
“난 마법사가 아니라 다니엘이 어떻게 살았는지는 몰라요. 그렇지만 돌아가는 그 날까지 나랑 같이 있는 시간을 당신이 무덤에 있는 시간처럼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다니엘은 카멜리아의 말에 어떤 대답도 돌려주지 않았다. 하지만 두 사람 사이에 자리한 침묵은 아까만큼 무겁지는 않았다.
*
다니엘의 외출한 틈을 타서 찾아온 남자는 카멜리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다니엘의 저택을 자신의 집인 것처럼 돌아다니다 응접실에 앉았다. 불편한 기색을 전부 숨기지 못한 카멜리아를 보며 웃은 남자가 말했다.
“나도 마법사니까 불안해하지 말아요.”
“저는 이 집의 주인이 아닌 고용인이니까요.”
“이 집을 마구 돌아다니면 주인이죠. 아, 제 소개가 늦었군요. 에버렛 레녹스입니다.”
예상했겠지만 마법사에요.
마법사들은 자신의 정체를 아무렇지 않게 밝히는 게 특기인가. 라는 생각을 하며 카멜리아는 에버렛이 내민 손을 잡고 그와 악수했다. 짧은 악수를 끝낸 에버렛의 눈이 카멜리아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훑었다.
“역시 윈체스터 씨는 이해할 수 없다니까요. 죽여도 되는 도둑을 풀어주고 그 여동생을 데려오다니.”
“오빠가 입힌 피해는 제가…”
“당신이 몇 년을 일해도 당신의 오빠가 입힌 피해는 갚을 수 없어요.”
당신의 오빠는 영원히 살아갈 수 있는 마법사에게서 영원을 훔쳐갔으니까요.
응접실 소파에서 일어난 에버렛의 손이 카멜리아의 뺨을 매만졌다. 다니엘의 체온처럼 차가운 체온이었으나 그의 손길에는 다니엘과 다른 것이 들어있었다. 카멜리아는 자신과 마주친 에버렛의 눈을 통해 그의 손길에 들어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달았다. 살의. 하지만 에버렛은 카멜리아를 죽이지 않았다. 대신,
“영원이 마법사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인간은 모르겠죠. 몰라도 좋아요. 빨리 할 일을 끝내고 그를 떠나주세요.”
카멜리아에게 경고했다. 아무 일도 하지 않은 것처럼 응접실을 나간 에버렛이 처음부터 이 저택에 오지 않았던 것처럼 사라졌다. 혼자 남은 카멜리아는 에버렛이 한 말을 생각하다 다니엘을 떠올렸다. 왜.
“아무 것도 말해주지 않았던 거예요?”
*
에버렛은 영원이 마법사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인간은 모른다고 말했지만 카멜리아는 영원이 뭔지 알아야 했다. 그래서 새벽마다 저택의 서재에서 온갖 책을 뒤적였지만 책에는 카멜리아가 원하는 정보가 없었다. 만약 이 서재에 자신이 원하는 정보가 없다면. 아무 것도 모르고 떠난다는 최악의 선택은 하고 싶지 않았다. 최악의 선택을 하지 않기 위해서 또 다시 책을 꺼내려고 카멜리아가 저 끝에 있는 책을 향해 손을 뻗은 순간이었다.
“네가 이 시간까지 책과 사랑에 빠졌을 줄은 몰랐는데.”
“다니엘.”
왜 이 시간까지 책을 보는지 물어보지 않은 다니엘이 앞으로 손을 내밀자 카멜리아가 꺼내려는 책이 책장에 뽑혀 다니엘을 향해 날아갔다. 책을 손에 넣은 다니엘은 카멜리아의 앞으로 걸어왔다. 손에 넣은 책을 내미는 다니엘을 카멜리아는 가만히 바라보았다.
“이 책이 아니라 다른 책을 원했나.”
“왜 지금까지 여기에서 뭘 했는지 물어보지 않아요?”
“너라면 나쁜 짓은 하지 않을 테니까.”
“나를 너무 믿지 말아요. 나는… 당신에게 피해를 입힌 도둑의 동생이잖아요.”
“너는 아무 것도 훔치지 않았어. 도망치지도 않았지.”
“나를 믿어요?”
“클라이드.”
“믿는다면 왜 오빠에게 빼앗긴 게 있다고 말하지 않았어요? 나는 그 사람이 말해줄 때까지 몰랐어요. 그게…”
점점 더 복잡해지는 머리를 정리하기 위해 말을 멈춘 그 순간, 카멜리아는 자신의 눈에 비치는 세상이 뿌옇게 변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울 생각이 아니었는데 울고 있었다. 울 사람도, 힘든 사람도 자신이 아니라 다니엘일 텐데. 눈물을 감추기 위해 황급히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려는 카멜리아의 몸을 다니엘이 끌어안았다.
“옷이 나 때문에 더러워질 거예요.”
“상관없어.”
두 팔로 끌어안는 것으로 우는 자신을 달래려고 한 서투른 마법사의 품에서 떨어진 카멜리아는 평소와 같은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다니엘에게 손을 내밀었다. 최악의 선택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렇다면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했다. 이 엉뚱하고 솔직하지 못한 마법사의 곁에 조금 더 머물고 싶었으니까.
“우리, 다시 시작할래요? 전부 말해주지 않아도 좋아요. 그렇지만 알아야 할 일들은 가르쳐주세요. 나는…”
당신의 곁을 떠나라는 사람이 나타나더라도 당신 곁에 있고 싶다는 내 마음을 제대로 전하고 싶으니까.
*
티아가 리퀘해준 다니카멜!
카멜이 다니 머리 빗어주는 시츄... 였는데 정신 차려보니 마법사가 들어간 판타지가 되었다.
장발 다니를 옆에서 보는 카멜이 매우매우 부러웠던 스피나... 다니는 어떤 머리를 해도 잘 어울리겠지만!
오랜만에 쓰는 글이라 걱정이 컸지만 즐겁게 썼구 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ㅠㅅㅠ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길 바라, 티아~! 티아랑 다니 내가 많이 좋아해. 사랑해!
- 이전글거짓없이 전부 26.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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