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의 결말은 당신과
방금 전까지 종이에 적은 글을 가만히 바라보던 카멜리아 테슬라는 한숨을 쉬며 종이를 접었다. 반으로. 또 반으로. 두 손보다 컸던 종이가 손가락보다 작아질 때까지 접은 후에야 종이를 쓰레기통에 넣고 의자에서 일어난 순간이었다. 똑똑. 방문을 알리는 맑은 노크 소리의 주인은 말없이 카멜리아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대답이 돌아오지 않으면 영원히 기다리겠다는 것처럼. 결말에서 막혀 결국 쓰레기통에 버린 방금 전의 종이에 적힌 글이 생각났다. 쓰레기통에 손을 넣고 싶은 욕망을 털어내기 위해 카멜리아는 입술을 움직였다.
“들어와요.”
허락의 말을 듣고 방문을 연 노크 소리의 주인은 스트로베리 블론드의 신사, 다니엘 로렌 윈체스터였다. 노크와 다르게 거침없이 카멜리아의 곁으로 다가온 그는, 의자에 앉아서 자신을 바라보는 카멜리아의 손등에 가볍게 입을 맞춘 뒤, 빙그레 웃으며 물었다. “잘 되어가나?” 다른 사람이었다면 무슨 말을 하는지 몰라서 네? 라고 되물었겠지만 카멜리아는 다니엘의 말에 생략된 주어를 알았다.
글. 다니엘은 카멜리아가 잘 되어가지 않아서 쓰레기통에 넣어버린 글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허세를 부리는 성격은 아니었으나 도와준다는 다니엘의 제안을 거절한 것이 3일 전이었다. 도와달라고 말할 용기가 없었지만 다니엘에게 거짓말을 하고 싶지도 않았던 카멜리아가 웃은 그 때, 다니엘의 손이 카멜리아의 뺨을 가볍게 두드렸다.
“인어공주는 용기가 없었지.”
“인어공주가 용기 없는 사람으로 보이는 건 다니가 매번 상상도 못한 결말로 책을 끝내는 작가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네 눈에는 인어공주가 다르게 보이는 건가.”
“네, 그녀는 사랑하는 사람 대신 죽음을 선택했으니까요. 그건 용기가 없는 사람이라면 할 수 없는 행동이에요.”
말을 마친 카멜리아는 의자에서 일어나 다니엘을 끌어안았다. 이 변덕스럽고 종잡을 수 없는 작가와 연애를 시작하고 함께 살기 시작한지 1년. 그가 쓰고 말하며 만드는 자유로운 이야기는 늘 독자로 살았던 카멜리아에게 펜을 들 욕망을 선물했다. 생각보다 컸던 욕망으로 인해 카멜리아가 종이에 쓴 대부분의 이야기는 완성되지 못 하고 버려지고 말았지만, 카멜리아가 쓰고 싶은 이야기는 아직 남아있었다. 그래서 카멜리아는,
“그 인어공주를 본받아서 용기를 내기로 했어요. 도와줄래요, 나의 신사님?”
“3일 전에 레이디 테슬라에게 제안을 거절당한 상처가 아직 회복되지 않아서 바로 대답을 드릴 수가 없군요.”
“그건… 미안해요. 혼자서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버렸어요.”
솔직하게 사과하는 카멜리아를 가만히 바라보던 다니엘은 카멜리아의 이마에 자신의 이마를 맞댄 뒤, 나긋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레이디 테슬라는 이 마음에 남은 상처를 어떻게 치유하실 생각이죠?”
가장 먼저 떠오른 답은 사과였으나 카멜리아는 바로 그 답을 부정했다. 상처와는 거리가 멀게 살아온 이 얄밉고 사랑스러운 신사는 사과를 바라고 이런 행동을 할 사람이 아니었으니까. 그는 ‘행동’을 바라는 것이다. 카멜리아만이 할 수 있는 어떠한 행동을. 귀와 뺨이 달아오르는 것을 느끼며 카멜리아는 다니엘과의 거리를 좁힌 뒤, 입술을 겹쳤다. 다니엘이 키우는 새들의 키스만큼이나 가벼웠던 키스가 점점 농밀해졌다.
키스가 끝난 후에도 여운에서 빠져나오지 못 하던 카멜리아는 우리 아가씨의 이야기를 감상할 시간이군. 이라는 다니엘의 말을 듣고 여운에서 빠져나와 생각에 잠겼다. 하고 싶은 이야기도 많았고 쓰고 싶은 이야기도 많았다. 결국,
“내 이야기를 다 감상하려면 새벽에야 잠들게 될 텐데 바쁜 일은 없는 거예요?”
“너보다 날 바쁘게 만드는 사람은 없어.”
카멜리아.
잘 부르지 않는 이름을 갑작스레 불러서 사람을 설레게 만들고는 평소의 얼굴로 돌아간 다니엘이 손을 내밀었다. 목적지가 유리온실인지, 그의 방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카멜리아는 그의 손을 잡았다.
이번 이야기는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욱 멋진 결말을 맞을 거라고 예감하며.
*
다니카멜 7주년 감사합니다! 축하합니다! 사랑합니다~!
실은... 너무 쓰고 싶어가지고 달달한 다니카멜........! 하고 썼습니다. 소재 많이 고민하다가 에유로 원래 고민했던 소재가 있는데 그건 좀따 멘션으로 밝힐게요.(12시 11분에 쓰는 코멘트입니다. 짜란!)ㅇㅅ<
7주년간 함께 해줘서 고맙고 앞으로도 잘 부탁해요!
티아랑 다니 내가 많이 쪼아해.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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