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morning
알람을 맞춰놓지 않아도 정해진 시간에 기상하는 것은 사제였던 시절이 라세인에게 남긴 흔적이었다. 평생의 직업으로 생각했던 과거가 남긴 흔적들은 쉽게 지워질 것이 아니었으나, 사제의 길을 버리고 선택한 새로운 길에 머문 시간은 예상보다 길었다.
누군가는 영원이란 단어를 붙였을 정도로 긴 시간을 살아온 맹약자는 방을 나와서 욕실로 향했다. 씻은 뒤, 젖은 얼굴을 수건으로 닦은 라세인의 머리에 아직 자고 있을 아인하르트의 얼굴이 떠올랐다.
“아침…”
자신도, 아인하르트도 아침을 섭취할 필요는 없었지만 연인을 집에 초대한 첫 날이었다. 찻잔 두 개만 놓은 아침은 곤란했다. 아인하르트를 초대한 첫 날이니까 더더욱. 재료로 할 수 있는 아침을 머릿속으로 정리한 라세인은 욕실에서 나왔다. 부엌에 도착한 라세인은 장갑을 벗은 맨 손으로 앞치마의 끈을 풀리지 않게 묶은 뒤, 홍차를 끓일 찻잎과 아침 메뉴로 선택한 샌드위치의 재료들을 냉장고에서 찾았다. 모든 준비를 마친 라세인은 지금부터 낼 소리가 아인하르트의 잠을 방해하지 않도록 마법을 건 뒤, 식빵이 담겨있는 봉투를 열었다.
두 잔의 홍차와 샌드위치. 그리고 샌드위치만으로는 뭔가 아쉬워서 만든 샐러드를 테이블로 옮기려는 라세인은 자신에게서 음식이 담긴 쟁반을 받아들며 잘 잤어요? 라고 묻는 아인하르트를 보고 웃었다.
“잘 잤어. 아인은?”
“라세인 덕분에요. 요리를 하는 소리가 하나도 안 들렸어요.”
마법인가요? 라고 물으며 음식을 테이블에 놓는 아인하르트에게 맞아. 마법이야. 오래 전에 아인의 친구에게 배웠어. 종종 사용해. 라고 대답한 라세인은 회색 머리카락을 양쪽으로 묶은 아인하르트를 보다 고개를 숙였다. 입술이 아인하르트의 머리에 가볍게 닿았다가 떨어졌다.
“좋은 아침. 편히 앉아.”
아인은 이 집에 온 손님이니까.
아인하르트가 앉는 모습을 본 라세인은 앞치마를 벗고 아인하르트의 건너편에 놓인 의자에 앉았다. 라세인을 안경 너머의 아름다운 눈으로 바라본 아인하르트가 말했다.
“다음에는 깨워도 괜찮아요.”
“그래. 하지만 오늘은 아인이 우리 집에 놀러온 첫 날이니까 내가 해줄 수 있는 일은 다 해주고 싶어.”
“라세인은 어제도 많이 해줬잖아요. 그러니까 지금부터는 같이 해요.”
같이 하자고 말하며 미소 짓는 아인하르트의 손을 잡은 라세인은 같이 해. 뭐든. 어떤 일이든. 이라고 대답한 뒤, 아인하르트를 보았다. 긴장한 티가 목소리에서 드러나지 않길 바라며 라세인이 입술을 움직였다.
“조금 더…”
잡고 있어도 돼?
아침 식사를 만들면서 식지 않는 마법을 걸어두었다는 것을 덧붙이며 라세인은 생각했다. 앞으로도 아인하르트와 같이 먹을 요리를 만들 때는 그런 마법을 계속, 걸어둘 것 같다고.
*
르네님의 랏땅아인 연성을 보고 뭔가 마구마구 쓰고 싶어서 저번 이야기(http://leaios.ivyro.net/emethxe/tale/3452)에 이어지는 이야기를 살포시 써왔어요!
아인이랑 함께 하면서 이렇게 늘어갈 버릇이랄까. 습관들이 하나하나 생길텐데(아인이랑 있을때는 웃음이 늘어난다던가. 표정이 부드러워진다던가. 맨손으로 있는다던가.) 그런 변화들을 생각하면 넘 좋으면서 다시 한번 르네님과 아인에게 잘 부탁드립니다. 라고 외치게 되지 말입니다.
늘 감사합니다. 쪼은 화요일 되시고 건강 잘 챙기시길 바라요.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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